브런치북 올덴뉴 29화

[올덴뉴] 29편 / 우유 팩소녀 제니/ 스포주의

캐롤라인 B.쿠니(지은이),고수미 (옮긴이)/ 사계절 / 2011년 출간

by 이야기술사

새책과 헌책을 골라 읽는 주말의 어린이, 청소년 도서 리뷰 No. 29

※ 주의 : 이 리뷰는 <우유팩소녀 제니>의 주요 내용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미지 출처 :https://www.aladin.co.kr


지금껏 한 번도 본 적 없는 나의 어린 시절 모습을

우유 팩의 미아 찾기 사진에서 발견했다면?


'사계절 1318 문고' 73-74권

<우유 팩 소녀 제니> 1,2권은

자신이 네 살 때 유괴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열여섯 살 소녀 제니가 겪는 심리 변화를

그린 성장소설이다.


『우유 팩 소녀 제니』 1권 中에서


p.23

"내 우유를 마셔버리면 어떡해."

새라 샬럿이 따졌다.

"저기 있는 거 나야."

제이니가 속삭였다. 머리가 아팠다.

우유 알레르기가 벌써 시작된 건가?

아님 미쳐가는 걸까?

이렇게 빨리 미칠 수도 있나?

정신이 나가려면 적어도 몇 년은 걸릴 텐데.



p.24

제이니는 새라 샬럿의 빈 우유 팩을 들어서

작은 여자아이의 사진을 물끄러미 들여다보았다.

내가 유괴당했어.


p.25

내 몸이 나를 필요로 하지 않다니.

제이니는 환자를 보듯 생각했다.

꼭 뇌사 상태에 있는 느낌이었다.

튜브와 기계에 의존해 살아가는 것처럼.

머릿속이 빙글빙글 돌았다.

뇌에 색상환(색을 스펙트럼 순서로 둥글게 배열한 고리모양 도표)이 있는 것 같았다.


p.33

제이니는 공책을 혈쳤다.

공책을 기울여서 우유 팩 뒤쪽을 슬쩍 보았다.

여전히 거기에 있었다.

제이니는 사진 아래 있는 이름을 아직 읽지 않았다.

이제 제이니는 그 이름을 읽는다.

색상환이었던 머릿속이 메아리치는

방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제니 스프링 제니 스프링 제니 스프링.....


p.43

제정신이 아니야. 부모님이 나를 유괴했다는 상상을 하다니!

정말이지, 사랑하는 가족의 증거를 얘기해 보라고.

잘 갠 빨래부터 냉장고에 붙은 쪽지까지.

……… 전화번호 ………우유팩에는 수신자 부담 전화번호가 있었다.

이 아이를 본 적이 있다면 ………

제이니는 꼭대기 세 번째 계단에서 얼어붙어 버렸다.

몸이 마비되어 가는 환자처럼, 목이 뻣뻣하게 굳어 가는 사람처럼,

고개를 천천히 돌려서 벽에 걸린 사진들을 살펴보았다.

아기 때 사진이 한 장도 없어.

제이니는 전에 그 이유를 물어본 적이 있었다.

부모님은 제이니가 여섯 살이 될 때까지 카메라 살 생각을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카메라가 없다고 사진을 찍을 수 없는 건 아니었다.

아기 옷을 파는 곳에는 어디든지, 시어스 백화점에서 블루밍데일 백화점까지,

어린이 옷 전문점에서 장난감 가게까지 어디에나 사진사가 있다.

특별 할인 가격까지 제공하면서.

‘제니 스프링. 네 살 때 뉴저지에 있는 쇼핑센터에서 잃어버림.’

하지만 난 기억해야 해.

네 살이면 기억할 수 있는 나이야.

마침내 제이니의 몸이 매트리스 위에 축 늘어졌다.

그런 다음 머릿속을 들여다보기 위해 도서관의 대출 카드 같은 기억 속으로 들어갔다.

아무 것도 없었다.


p. 190~191

'어린 제니 스프링에 대해 어떤 몸값도 요구하지 않았다. 주 방위군이 수색을 포기함에 따라

이 네 새살배기가 길을 헤매다가 발견될 희망은 사라졌다.'


(중략)

제이니는 눈을 감았다.

그 사람들이야. 내가 그 사람들을 보는 순간 그들은

존재하게 될 거야. 34쪽을 읽으면 나는 그 사람들 이름을 알게 될 거야.

그 사람들은 절대로 진짜가 되어서는 안 돼.

지금의 어머니와 아빠가 진짜야.

뉴저지가 진짜가 되는 건 싫어.


p.227

제이니는 은색 공책에 계속해서 생각을 썼다.

리브가 뉴저지라면 신물을 내서,

이 공책은 이제 제이니가 가진 전부였다.


프랭크와 미란다는 왜 유괴사건 신문 기사를 보지 않았을까?

(중략)

한나가 돌아왔어. 손녀딸을 데리고 .

게다가 둘은 도망쳐 나왔어. 신문을 볼 시간이나 있었을까?

한나가 돌아간 다음에 신문을 샀다면...

프랭크가 사진을 보았을지도 모르고....

경찰에 직접 전화를 했을지도 몰라.

스프링 집안의 아이를 데리고 있다고.

한나는 감옥에 갇혔을 거야.

존슨 가족의 삶은.. 아니, 그 당시엔 여전히 자벤슨이었어.

완전히 달라졌을 거야.

더 암울해지고, 텅비었을 거야.

나한테는 스프링 가족이 아닌 존슨 가족에 대한 기억이 없었을 거야.


제이니는 '한나'라는 여자로부터 유괴당했으며,

그 여자는 자신이 지금껏 부모님으로 알고 자라온 사람들의 친 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진짜 가족은 뉴저지에 있는

스프링 가족이라는 것을 알고 되고

'제이니 존슨'이름과 '제니 스프링'이라는 이름 사이에서 그녀는 혼란스러워 한다.


p.253

그러자 제이니가 말했다.

"뭐라고 말하시려고요?

'여보세요. 저는 댁의 유괴당한 딸의 어머니입니다.

사실은 그 아이의 할머니라고 생각했고,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러니 제발 유괴범한테 화내지 말아 주세요.

그 유괴범은 길 잃은 영혼이었고,

자신을 유괴해간 사람들로부터 도망치는 동안

아이와 함께 있었을 뿐이에요'

이렇게 말하실 건가요?"


p.258

"엄마, 피자 주문하게요?"

어머니는 일곱 자리 넘게 번호를 돌렸다.

장거리 전화를 걸고 있었다. 주를 넘어서. 뉴저지로.

"어머니라면 자기 아이의 목소리를 들어야 해."

어머니가 말했다. 얼굴은 비를 맞은 것처럼

눈물에 젖어 있었다.

"하지만 난 제니가 아니에요."

제이니가 속삭였다.


p.259

뉴저지의 누군가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여자의 목소리였다.

제이니는 어머니에게 꼭 달라붙었다.

제이니가 말했다.

"안녕하세요. 저는.....딸이에요. 저예요. 제니."


1권이 진실을 알게 된 소녀의 혼란을 그렸다면

2권에서는 스프링 가족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잃었던 자녀와 형제를 되찾은 쪽의 혼란과 갈등을 보여준다.


스티븐, 조디, 브랜든, 브라이언에게는

잃었던 형제인 제니 스프링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는 동시에

낯선여자인 제이니 존슨이 그들의 일상에 끼어들어 균열을 일으키는 것이다.


스프링 가족과 지내면서,

제니는 생물학적 가족과

사회적 관계를 맺은 가족 사이에서

고민하고 방황한다.


『우유 팩 소녀 제니』 2권 中에서


p.12

온갖 상상을 다 했는데.

제니는 죽지 않았다.

고문당하지도 않았다.

추위에 떨지도 않았고, 길을 잃지도 않았고, 물에 빠지지도 않았고,

강간당하지도 않았고, 겁을 먹지도 않았다니!

제니는 내내 너무나 잘 지냈다.

지난 시간 동안 남은 식구들이 견뎌 온 무시무시한 두려움을 떠올리면,

그것은 조디에게 결코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p.120-121

“넌 우리한테서 쿠키 하나도 못 가져가!

넌 우리 가족에게 고통과 상처만 주고 있어!

네가 네 살 때부터.”

조디가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네가 무척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난 늘 여동생이 있으면 했단 말이야.

그리고 우린 이름도 비슷하잖아. 조디와 제니.”

조디가 눈물을 닦고 다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파자마 파티를 하는 것처럼 옷도 같이 입고,

같이 웃고,

같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넌 어둠 속에 나무토막처럼 누워 있거나 책을 읽는 게 다야.

나한테 이야기하는 걸 견딜 수 없어 하니까.

숙제에 이름도 다르게 쓰고 항상 그 사람들한테 전화를 걸지.”

조디 말이 맞았고, 제이니도 그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인정할 수 없었다.

“그 사람들이 아니야! 내 부모님이라고!”

제이니가 사납게 말했다.

스티븐이 둘 사이를 가로막고 섰다.


제니는 여전히 '제이니'로서 살아가길 원한다.

제니는 예전의 부모님을 그리워하며,

진짜 가족에게 선을 긋고 불편해한다.


사라진 과거를 찾고,

진짜 '나'의 정체에 대해

알게 되었지만

여전히 길러준 부모님을 그리워 하는 제니와

그토록 기다려왔던 친형제를 찾았지만

자신들을 멀리하는 것만 같은 제니에게 서운함을 느끼는 조디.


이들의 대화를 보면서

제니의 입장도 이해가 가고,

조디의 입장도 이해가 갔다.


<우유팩 소녀 제니>는 이렇게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인물들의 심리를 세심히 보여주면서

결국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그려낸다.


사라진 과거를 찾는 챕터에서는

미스터리의 묘미를 느낄 수 있었고

잃어버렸던 가족과 다시 만나 갈등하며

새로 관계를 맺어나가는 챕터는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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