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토스트'를 처음 만들기 시작한 건 우연이었지만, 생각해보면 '토스트'는 밥을 짓고, 국과 반찬을 준비하는 것보다는 간단한 한 끼 식사이니까 부담 없이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아침식사는, 평소 챙겨 먹지 않았던 터라 많은 양을 하지 않아도, 실패해서 먹지 못해도(그렇게까지 맛없던 적은 없었지만) 큰 무리가 아니었던 점도 좋았다. 110개의 토스트일기를 쓴 아직까지는, 이번주는 어떤 토스트를 해먹을까? 고민하는 시간이 즐겁다.
처음에는 '식빵'뿐이었지만, 점차 바게트나 호밀빵 같이 다른 빵에도 관심이 생겼다. 주로 동네에 있는 빵집에서 빵을 샀고 다른 동네에 놀러 갈 일이 생기면, 그 동네의 맛있는 빵집에 꼭 들러 마음에 드는 빵을 사 오기도 했다. 타르틴 베이커리의 참깨빵은 맛있지만, 크기가 너무 커서 만들어놓고 보면 아침식사로는 양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호밀빵, 깜빠뉴 중에서도 작은 사이즈의 빵을 선호하게 되었는데, 하나를 해두고 양이 적으면 두 개를 해 먹으면 되니까 양 조절도 편했다.(하지만 2개를 해먹은 적은 거의 없었다.) 빵은 주로 하루, 이틀 분량을 먹고 잘라서 냉동 보관한다. 냉동 보관한 빵은 먹을 때마다 꺼내서 말랑말랑한 상태가 될 때까지 해동한 후 오븐이나 팬에 구워 먹으면 오랫동안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플레이팅을 고려하다 보니, 곁들여 먹는 커피나 음료도 자연스럽게 만들게 되었다. 커피는 아침을 자주 거르던 때에도 집에서 자주 내려 마셨었는데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주스나 요거트도 조금만 서두르면 토스트와 함께 준비할 수 있었다. 요즘은 커피 원두를 배달해주는 브랜드들이 많아져서, 선택의 범위도 훨씬 넓어진 것 같다. 예전에는 커피에 관심이 많은 남편이 해외에서 좋아하는 브랜드의 원두를 주문해 먹기도 했는데 점점 국내의 브랜드들도 정기 배송을 시작하는 곳이 많아져서 편하게 잘 이용하고 있다.
토스트를 준비하는 날에는, 평소보다 30분 정도 일찍 일어난다. 바로 만드는 게 맛있는 재료들은, 전날 저녁에 준비하는 일없이 일어나서 준비를 시작한다. 재워두거나, 미리 만들어둬야 시간을 아끼고 준비가 수월한 재료들은 전날 저녁에 준비해두고 잔다. 씻고, 출근 준비를 하는 동안 냉동 보관한 빵이 있다면, 빵을 꺼내 해동을 시켜둬야 시간을 아낄 수 있다. 또는 잠깐 재우거나 소독해야 하는 재료들도 이 시간을 활용하면 효율적이다. 출근 준비를 마치면 본격적으로 만들기를 시작한다. 대부분 10-20분 사이면 만들 수 있고, 처음은 실패하더라도 계속 만들다 보면 성공에 가깝게 만들 수 있는 난이도 중, 하 정도의 소재들이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 최선을 다했지만 실패하더라도 아침식사이니까, 훌훌 털고 점심식사를 맛있게 하면 된다! 가벼운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