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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작가 히랑 Aug 18. 2023

입장료가 아깝지 않은 지베르니

인상주의 클로드 모네 마을

 

입장료가 아깝지 않은 지베르니

인상주의 클로드 모네 마을


생각보다 넓고 생동감이 있다.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 마을 지베르니는 화가가 현재 작업하며 사는 것 같은 온기가 느껴진다. 보통 예술가나 작가의 생가에서 느껴지는 왠지 모를 적막하고 정지된 듯한 고요함을 살랑거리는 꽃과 연못의 버드나무가 모두 날려버린다. 

지베르니는 모네가 정원과 연못을 직접 가꾸고 43년 동안 살며 작품 활동을 한 작은 마을이다. 파리에서 약 80km 떨어진 곳, 차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다. 하루 소풍이나 노르망디 가는 길에 들르기 딱 좋다. 

 모네는 인상주의 창시자로 원래 인물화, 캐리커처를 그렸는데 프랑스 외장파 풍경화가 외젠 부댕의 영향을 받아 풍경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인상주의는 밖으로 나가 빛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순간의 인상을 포착에 화폭에 담았다. 1872년 모네는 다른 인상파 화가들과 함께하는 전시회에 ‘인상, 해돋이’를 내놓았다. 어느 비평가가 ‘인상주의자들의 전시회네. 인상만 그렸네’라고 조롱하듯 말했고 거기에서 ‘인상주의’라는 말이 시작되었다.

지베르니 물의 정원 들어가는 길

 

 지베르니 모네 생가는 집 외에 물의 정원과 꽃의 정원(클로 노르망)이 있다. 물의 정원 입구에서 대나무와 물이 가득한 개울이 여행객을 맞아준다. 화가이자 정원사였던 모네가 수련과 대나무를 직접 구하고 일본식 초록 다리로 연못을 꾸몄다고 한다.

 어둑한 나무 그늘을 뚫고 나가면 햇빛 반짝이는 연못이 눈에 들어온다. 눈부신 눈을 세모로 뜨면 이곳저곳에 펼친 연잎 돗자리 위로 빨강, 노랑 예쁜 수련이 얼굴을 빼꼼히 내밀고 있다. 연못 둘레길에 핀 꽃을 따라 걷다 숨이 턱 막히는 모습에 걸음을 멈추게 된다. 하늘과 나무를 포근히 담고 있는 연못 위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버드나무가 ‘바로 이 자리야’라고 외친다. 모네의 걸작 ‘수련’이 탄생한 곳이다. 좁게, 넓게, 얼굴을 넣어서 수없이 카메라에 담고도 아쉬움을 남기고 여행객에게 자리를 내어준다. 초록 다리 위에 선 여행자들의 행복한 모습, 연못과 숲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다.

 

분홍 벽과 초록 창으로 치장된 저택 앞에 꽃의 정원(클로 노르망)이 있다. 계절에 따라 다양한 색으로 피어난 꽃들이 바람에 살랑거린다. 정원에 꽃이 지지 않도록 정원사들이 부지런히 가꾼다고 한다. 집을 바라보며 정원 끝에 서 있으면 모네가 ‘색채의 마술사’라는 게 실감이 난다. 

 2층으로 된 집에서 10명 정도의 대식구가 함께 살았다고 한다. 1층은 모네의 작업실, 벽에는 온통 모네와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이 빼곡하게 걸려있다. 낯익은 작품들이 많이 보여 관람하는 재미가 좋다. 모두 모조품이고 진품은 박물관에 있다. 방마다 살았던 모습이 재현되어 있고 우끼요에도 벽에 가득 걸려있다. 우키요에도 물론 모조품이다.

 우키요에는 19세기 후반 화풍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키요에는 일본 에도시대 목판화인데 파리에는 만국박람회 때 도자기의 포장지로 들어왔는데 서양 화가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서양 전통 회화 기법을 따르지 않고 간결하면서 화사한 색감에 확 반해버린 것이다. 모네, 고갱, 고흐 등은 우키요에를 수집하고 따라 그리면서 기존의 화풍을 바꿔나갔다.

 부엌에는 요즘에도 보기 힘든 크고 근사한 오븐이 있다. 식구의 규모와 살림 수준이 어느 정도였지 가늠이 된다. 작품들은 모두 모조품이지만 오븐은 당시에 사용하던 진품이라고 한다. 

 지베르니 모네의 집과 정원을 구석구석 보고 나니 온몸에 향기와 생생함이 가득 찬 것 같은 상큼한 기분이다. 입장료 11유로가 전혀 아깝지 않은 여행지이다. 마을에는 모네 미술관도 있고 모네와 그의 가족의 묘지도 있다.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면 아기자기하고 예쁘다.

#프랑스 지베르니 모네 마을, #모네 수련 연못, #모네의 집, #모네 클로 노르망

*유튜브로 영상이 공개되고 있어요.

https://youtu.be/Qi-JRAPZm-w?si=JTFU5DbnHjeoKHLs

*알아보아요

주소
84 Rue Claude Monet
27620 Giverny

운영 시간
2022년 4월 1일 - 11월 1일 매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

입장료
성인 : 11,00 €
만 7세 이상 & 학생 : 6,50 €
만 7세 미만 : 무료
장애인 : 5,50 €

주의사항  

반려동물의 출입은 허용되지 않는다.

정원 내에서 피크닉을 하거나 그림을 그릴 수 없다.

모네의 집 또는 정원 내에서 웨딩 촬영을 할 수 없다.

온라인 예약 및 자세한 정보 (외부 링크)

교통
파리 생 라자르 역 Gare Saint Lazare에서 출발해 베르농 역 Gare de Vernon까지 약 45분 소요. 베르농 역에서 지베르니까지 매 15분마다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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