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행작가 히랑 Jan 04. 2024

니스 샤갈미술관, 화려한 여행

여행글 쓰다가 다시 가고 싶어지는

니스 샤갈미술관, 화려한 여행

-여행글 쓰다가 다시 가고 싶어 지는-

 1. 니스에서 횡설수설

 프랑스 니스(NICE)는 늘 가고 싶었던 곳이다. 대학교 불어 전공 수업 때 수도 없이 들으며 언젠가 가리라 꿈을 꾸었다. 드디어 15년 전에 갔는데 거의 해변만 앉아 있다 왔다. 프로므나드 데 장글레(Promenade des Anglais) 대로변에 있는 비치에서 쭉쭉빵빵 여성들이 수영복을 하의만 입고 서로 오일 마사지를 해주고 있거나 누워서 독서를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남성 가족들이 그 해변을 떠나려고 하지 않았다. 그때 해변 모습 사진을 블로그에 올렸다가 청소년 유해물이라고 삭제당하기도 했다. 이번 니스 여행에서는 그런 모습은 사라지고 없다.

 니스를 포함해 남프랑스에서 7일 동안 여행할 계획을 세웠다. 니스에서는 걷거나 대중교통으로, 다른 도시는 차량 렌트해서 다니기로 했다. (니스에서 빌리고 아비뇽에서 반납) 

니스(2박 3일)- 에즈, 생 장 갑 페라, 생폴드방스, 앙티브, 칸 숙박 – 칸, 베르동 자연공원, 발랑송 라벤더 필드, 마노스크 숙박 – 엑상프로방스, 생폴 요양원(생레미), 아를 숙박- 아를, 님 – 아비뇽 숙박 – Paris

 파리에서 출발한 TGV가 밤늦게 도착해 니스 빌 기차역 바로 옆, 이비스(Ibis) 호텔에서 묵었다. 프랑스에서 가장 보편적인 호텔이라 방도 조식도 무난했다. 호텔에서 나와 가장 먼저 보이는 여행자 안내소에 들어가니 프렌치 리비에라 패스를 추천한다. 니스와 지중해 연안 도시 (Cote d’azur)의 50곳 이상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미술관, 박물관은 물론 여행 중에 늘 비싸다고, 신간 없다고 외면한 유람선과 시티투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서 72시간짜리(59유로)로 구입했다.

니스 빌 기차역

 2. 색채의 이끌림샤갈미술관

 니스에 가장 먼저 간 곳이 샤갈미술관이다. 샤갈을 떠올리는 순간, 지중해의 빛과 에메랄드 바다보다도 화려한 색채와 자유 분망한 작품이 강하게 이끌었다. 샤갈 작품은 학생 때, 애써서 기억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독특해서 좋았다. 미술관은 니스 빌 기차역에서 주택가를 걸어 올라가면 된다. 다소 투박해 보이는 단층 건물로 넓은 공원에 둘러 쌓여있다. 프렌치 리비에라 패스로 무료 입장 가능하다.

 마르크 샤갈((Marc Zakharovich Chagall, 1887-1985)은 벨라루스 공화국 출신 유대인으로 1910년 파리로 유학 왔다. 당시 파리는 입체파가 지배적이었는데 샤갈의 작품은 초현실주의, 입체주의, 야수주의 등 다양한 미술성향도 나타나면서 독창적이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국으로 갔다가 다시 프랑스로 돌아왔고 프랑스 남쪽 생 폴 드 방스(Saint paul de Vance)에서 말년을 보냈다. 샤갈은 앙드레 말로와의 인연으로 파리의 가르니에 궁의 천장화도 그리고, 87세(1973년) 때 생전에 국립 샤갈미술관을 건립할 수 있었다. 

이삭의 희생, 샤갈

 샤갈 미술관에는 샤갈 부부가 프랑스에 기증한 작품 45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성서를 주제로 한 샤갈의 종교 작품만을 선별해 전시하고 있다. 중앙 홀에 <인간의 창조>, <에덴동산에서 추방되는 아담과 이브>, <아브라함과 세 천사>, <이삭의 희생>, <노아의 방주>’ 등 구약성서에 관한 연작 17점이 눈에 띈다. 익숙한 작품도 있고 처음 보는 작품도 있지만, 샤갈의 독특한 화법은 같다. 작품이 크고 화려해서 샤갈의 작품에 푹 빠져 감상할 수 있다. 십여 년 전 덕수궁 현대미술관에서 샤갈전을 한다고 해서 멀리서 일부러 갔는데 샤갈 작품은 '눈 내리는 마을' 한 점뿐이고 사람은 너무 많았던 기억이 난다.  샤갈 작품의 갈증이 해소된 듯하다.

 샤갈을 말년에 다양한 영역에 관심을 쏟았고 태피스트리, 판화와 스테인드글라스도 감상할 수 있다. 오디토리움에서 샤갈이 직접 작품활동을 하는 모습과 작품세계에 대한 영상을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샤갈이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살면서 활동을 했다는 점이 현실감 있고 좋다. 

 미술관 넓은 정원에서 간단한 식사와 커피도 마실 수 있다. 니스의 샤갈미술관 나들이 기억은 떠올려 볼 때마다 미소가 지어진다. 마르크 샤갈은 100살 가까이 살면서 작품 활동도 길게 할 수 있었고 생전에 자신 이름을 건 국립미술관이 니스에 건립된 행운을 누렸다. 샤갈미술관은 니스를 더 화려하게 만든다. 니스 도심을 느끼며 계속 걸어 나가면 눈이 부신 지중해가 기다리고 있다는 점도 가슴 뛰게 한다. 여행할 때보다 사진을 고르고 여행 글을 쓸 때 더 감동적이고 다시 가고 싶어 진다. 여행은 여행글을 써야 비로소 완성된다.

#프랑스니스 샤갈미술관,#프렌치리비에라패스

샤갈미술관에서
노아의 방주,  Musée National Marc Chagall
에덴동산에서 추방되는 아담과 이브, 샤갈
모세가 시내산에서 십계명을 받음, 샤갈
천사와 야곱의 싸움, 샤갈
The creation of man, 샤갈
태피스트리, 마르크 샤갈
오디토리움에서


이전 10화 입장료가 아깝지 않은 지베르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