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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작가 히랑 Jan 07. 2024

온종일 미술관만 다녀요. 니스니까

 

온종일 미술관만 다녀요. 니스니까


마티스 미술관, 니스의 자연을 화폭으로

 

 종일 미술관 투어를 계획했다. 그럴 만 해 니스니까. 야수파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 1869-1954) 미술관은 어제 다녀온 샤갈미술관과 같은 동네, 시미에(Cimiez) 지구에 있다. 마티스 미술관까지 걸었다. 언덕을 오르며 운동도 제대로 하고, 시미에 저택들 구경하다 보니 고풍스러운 빨간 저택이 눈에 들어온다. 미술관 주변에 있는 로마시대 유적을 한 바퀴 돌고 미술관으로 GO. 미술관은 빅토리아 시대의 저택, Villa Genoise이다. 마세나 광장에서 보았던 건물들처럼 빨간색 벽에 초록나무 창이다. 강렬한 색채로 표현한 마티스의 작품과 잘 어울린다. 

마티스 미술관 앞 로마 유적지
Yellow Odalisque. 마티스, 1937

 

 마티스는 북프랑스 출신으로 법학을 공부했다. 문득 그림을 그려야겠다 맘을 먹고 에콜 데 보자르(École des Beaux-Arts파리국립미술학교)에서 공부했다. 파리에서 활동하다 1917년에 니스로 와서 37년 동안 머물며 작품활동을 하고 삶을 마감했다. 마티스와 그의 가족이 니스에 기증한 작품들로 1963년에 개관했다. 현재 드로잉, 회화, 판화와 조각, 유품 등 60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조각 작품과 색종이로 오려 붙인 작품들이 먼저 보인다. 마티스는 말년에 건강이 쇠약해 붓 대신 과슈로 색을 칠한 색종이로 작업을 했다고 한다. 색채는 역시나 강렬한 원색이다. 많은 드로잉과 Yellow Odalisque(1937), 큰 파란 로브와 미모사(1937), 노란 식탁에서 독서하는 여인(1944) 등을 감상했다. 작품의 공통점은 거의 여인이 있고, 니스 지중해와 빛이 화폭에 가득 담겨있다. 야수파는 ‘말 그대로 야수처럼 거칠다’고 화가 그룹을 경멸하는 용어로 사용되었고 그대로 미술 표현기법이 되었다.

큰 파란 로브와 미모사, 파란 망토 입은 자화상, 핑크 누드(마티스)
니스의 폭풍, 노란 식탁에서 독서하는 여인,(1944), The sea polynesia

 17세기 빌라, 빨간색 미술관 외관이 너무 강렬한 탓일까, 샤갈미술관에서 크고 강한 색채 작품을 너무 많이 본 탓일까…. 마티스 미술관을 다 둘러본 후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뉴욕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봤던 ‘춤’(마티스)만큼 크고 강한 작품을 기대했던 탓이리라.

 마티스는 세계 각국을 여행하고 니스와 지중해의 빛과 색채에 영감을 받아 대상을 자세하게 묘사하는 전통회화 방식에서 벗어나 강한 원색과 거친 붓 터치로 야수파를 이끌었다. 마티스 미술관은 17세기 남프랑스 별장과 공원, 야수파 마티스 작품과 로마 시대 유적이 함께 공존하고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니스 현대미술관

   마티스 미술관에서 나와서 니스 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MAMAC)을 향해 걸었다. 현대미술관은 1990년에 개관했고 구도심, 가리발디 광장 쪽에 있다. 4개의 건물과 그 사이를 아치형 다리가 연결하고 있는 동그란 형태로 중앙에 광장이 있다. 구시가와 현대 건축물의 조화는 그 자체로 작품이다.  현대미술이 미국 쪽으로 옮겨 갔는데 프랑스의 현대미술은 어떨까 궁금했다. 현대미술관에는 1960년대 이후의 모던아트, 팝 아트, 설치미술 등 현대 미술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패러디: 풀밭 위의 점심식사(마네)                                                              춤(마티스)


패러디: 생 빅투와르 산(세잔),                                                          수련(모네)

 찌그러진 차(Niki de saint phalle)도 인상적이고 특히 유명작품 패러디한 작품이 흥미로웠다. 마네 <풀밭 위의 점심식사>, 모네 <수련>, 세잔 <생빅투와르 산>, 마티스 <춤> 등을 패러디한 작품 앞에서 한참 감상했다. 옥상으로 올라가면 입이 떡 벌어진다. 빨강 지붕, 바다와 하늘, 초록 나무를 360도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다. 화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던 니스의 모습이다. 현대미술관 건물은 매우 큰데 1/3 정도만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고 비어있는 공간이 많아 황량하게 느껴졌는데 옥상 전망대가 크게 한몫하고 있다.

니스 현대미술관 옥상전망대에서


마세나 박물관

 프로므나드 데 장글레를 걷다가 예쁜 정원으로 둘러싸인 근사한 빌라를 발견했다. 프렌치 리비에라 패스가 있으니 무료 관람이다. 마세나 가문이 별장으로 삼았던 곳으로 1919년에 니스에 기증했고 1921년 마세나 박물관으로 개관했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입구부터 근사하다. 실내 장식과 컬렉션이 니스의 파리에 합병 때부터 벨 에포크 시대(Belle Epoque 18세기말부터 1차 세계대전 전)의 예술과 역사를 보여준다. 나폴레옹의 죽음의 가면, 조제핀의 티아라와 금, 진주 등이 눈에 띄고 특히 니스 과거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 맘에 든다. 정원을 산책하고 니스 해안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기에 아주 좋은 장소이다. 바로 옆에 프랑스 왕족이나 마이클 잭슨이 묵었다는 니스의 역사적인 호텔 Le Negresco가 있다. 최고의 휴양 장소라는 증거다.

  화가들이 사랑한 니스에서 미술관 투어는 놓치지 말아야 할 여행 코스이다. 작품 감상도 좋았고 미술관 이동 시에 걸으며 만끽한 니스 시내 구경도 잊지 못한 기억으로 남는다. 지중해 빛과 해변, 미술관, 고대도시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최고의 휴양도시, 니스에서 3일을 기대보다 훨씬 더 만족스럽게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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