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Phantom of the Opera
46개국, 193개 도시에서 21개 언어로 공연되며 1억 6천만 명 이상의 관객이 본 [오페라의 유령 The Phantom of the Opera]입니다.
[오페라의 유령] 한국 프로덕션은 2001년 LG아트센터에서 라이선스 초연되었습니다. 고급 뮤지컬로 가격 논란을 일으킨 문제작(?)이기도 했죠. 그러나 부담스러운 가격에도 불구하고 보지 않을 수 없는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공연 가격에 공연 기간도 영향을 미치는데, 그런 면에서 전용 극장을 가지고 삼십 년 넘게 공연하는 런던이 부럽습니다. 아무래도 그 거대한 세트를 세웠다 철거하지 않아도 되고 수많은 의상, 소품을 옮기지 않아도 되고 어마어마한 조명과 음향도 그대로 둘 수 있을 테니까요.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는 1986년 9월 Her Majesty's Theatre에서 초연되어 계속 공연 중이에요. (지금은 여왕이 아니라 왕으로 바뀌어 다시 "His" Majesty's Theatre으로 이름이 바뀌었어요.) 뉴욕 브로드웨이에서도 기록적인 최장기 기록을 세웠지만 2023년 4월 막을 내렸습니다. "역사상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작품"으로 홍보하고 있는데 웨스트엔드에서는 언제까지 공연이 이어질지 궁금합니다. 가격을 확인하려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빈자리가 많네요. 마드리드, 중동, 비엔나, 부다페스트에서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공연을 이어가고 있네요.
저는 공연장에서 오래 일했는데요, 가끔 건물을 돌아다니면서 그곳에 유령이 산다는 설정은 너무도 적절하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무대 뒤나 위, 아래로 여러 공간이 이어져 있고 숨겨진 공간도 많기 때문이에요. 뮤지컬에서 낭만적으로 그려진 면이 있기는 하지만 극장에 숨어 살고 있는 유령은 살인을 서슴지 않는, 분노가 많은 인물입니다. 원작은 프랑스 추리소설로 훨씬 쫄깃한 긴장감이 있다고 합니다.
파리 오페라 극장 지하에 숨어 사는, 흉측한 얼굴을 가면으로 가리고 사는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가수가 되고 싶어 하는 크리스틴에게 자신의 모습은 감춘 채 목소리로 노래를 가르칩니다. 크리스틴은 우연한 계기로 무대에 서고 어린 시절 친구인 멋진 백작 라울과 재회합니다. 사랑에 빠진 둘 사이를 질투하는 유령은 여러 방법으로 극장에 사고를 일으킵니다.
촛불로 둘러 싸인 비밀스러운 공간에 배를 타고 나오며 크리스틴과 유령이 부르는 장면이 유명합니다. 초연 당시에는 무대에 운하가 흐르는 설정이 획기적이었죠. 1막 끝에 거대한 샹들리에가 관객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장면도 상징적인 부분입니다.
[오페라의 유령]이 오래도록 사랑받은 것은 여러 요소가 있겠지만 그중에서 음악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다양하게 변주되며 여운이 남는 넘버들은 단연 최고입니다.
오래 공연했다는 것은 충분히 다듬어져 어느 경지에 이르렀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오래된 공연인만큼 2024년 기준으로 현란한 기술을 선보이지는 않지만 완성도가 높고 클래식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거기에 안타까운 삼각관계, 러브 스토리, 외형과 영혼에 대한 대화, 추리소설을 원작으로 한 긴장감, 극장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화려한 장면들 등 볼거리가 충분합니다.
장소: 히스 마제스티스 시어터 His Majesty's Theatre
57 Haymarket, London. SW1Y 4QL
날짜: 2024년 9월 28일 공연까지 예매 가능
시간: 월-토요일 저녁 7시 30분 / 수요일, 토요일 오후 2시 30분, 일요일 공연 없음
가격: 22.50파운드부터 165파운드까지 (한화 약 38,000원~278,000원)
러닝 타임: 2시간 30분 (인터미션 포함)
권장 연령: 8세 이상 권장, 5세 이하 입장 불가, 보호자의 지도 권장 (저는 고등학생 이상 추천드립니다)
런던 웨스트엔드 공연 예매 url:
http://uk.thephantomoftheopera.com
* 공연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영화를 미리 보시려면 유튜브에서 2004 film | Phantom of the Opera 버전을 검색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