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요 Jun 07. 2024

인생마다 사정이 있지

사랑하는 선생님들께


올해 마음공부는 춘분에 시작했습니다. 자연의 순환을 고려하여 제작된 ‘지구 달력’에서는, 춘분을 새해의 시작으로 둡니다. 춘분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입니다. 태양과 달의 균형이 맞춰지는 날이지요. 우리는 이 날을 기점으로 나와 마음의 균형을 맞추고, 한 해 동안 어떻게 살아갈 지 마음을 다잡습니다.



본래의 나는 어느 한쪽으로 기울거나 치우치지 않습니다. 서로 반대되거나 어긋나는 것이 있더라도 자연스레 조화로운 균형을 이루지요. 그 사실을 알기 위해서는 마음을 고요히 바라봐야 합니다. 걱정과 욕심을 내려놓고, 흘러가는 시간에 따라 저절로 맞춰지는 균형을 바라보는 것이지요. 그렇게 하면 시간이 우리 편이라는 사실을 믿게 됩니다. 정확히는 의식적으로 치우쳐 가는 중에도 내면에서 균형을 맞춰가는 본래의 나를 믿게 되는 것이지요.


나를 믿게 되면, 옳고 그름을 속단하지 않게 됩니다. 불편한 마음이 들어도 자책하지 않고, 연민으로 바라볼 수 있지요. 연민은 이해와 포용으로 연결됩니다. 슬픔이나 분노처럼 불편한 마음이 일어난 데에도 분명한 이유가 있으니까요.


“인생마다 사정이 있지.”


좋아하는 영화의 한 대사입니다. 저는 이 대사를 혼잣말처럼 자주 읊조립니다. 마음에 무엇이 일어나는 데에는 그만한 사정이 있습니다. 모든 일은 수많은 조건에 따라 발현한 것이니까요. 그러니 마음을 들여다볼 때는, 평온한 위로가 먼저여야 합니다. 스스로를 보듬어줄 수 있게 되면 선한 삶으로 나아갈 수 있으니까요.


악과 대항하는 습관을 멈추고, 마음을 고요히 바라보세요. 나와 마음의 균형이 맞춰지는 순간을 기다려보세요. 시간은 온전히 내 편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시간의 흐름에 나를 맡겨 보세요. 그러면 서서히 믿어질 거예요. 나와 마음과 세상 모든 것이 힘을 합해 선을 이루고 있다는 진실을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