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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요 May 02. 2024

사랑이란, 불완전한 그대로 괜찮아지는 것

사랑하는 선생님들께 


아침에 오랜만에 영화관에 다녀왔습니다. '당신을 만난 날'이라는 브라질 영화를 보았어요. 주인공 제카는 초등학교 도서관에서 일하는 조용한 사람. 하지만 제카의 속사정은 조금 복잡합니다. 복용 중인 항우울제의 부작용 탓에 사소한 약속을 자주 잊고, 일상도 무기력해지는 중이지요. 자주 지각과 결근을 반복하더니 결국은 해고 통보를 전해 듣게 됩니다. 이 소식을 전해주는 회사 동료 루이자는 제카의 마지막 퇴근길을 함께 합니다. 두 사람은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밤새 이야기를 이어가지요.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서요.



영화를 보고 나와 '회복'에 대하여 한동안 생각했습니다. 불안한 마음을 치유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약도 규칙적인 생활도 제카에게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자신을 이해하는 이와 함께한 밤이 어둡던 그의 방에 아침 햇살을 비추었지요.


지금 함께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상대의 마음에 귀 기울여 보세요. 상대의 마음에서 나와 같은 마음이 느껴진다면, 천천히 다가가 안아 주세요. 사랑이란 서로를 통해 완전해지는 게 아니라, 불완전한 그대로 괜찮아지는 거니까요.


더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만들어낸 온갖 조건을 내려놓으면,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져 줄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서로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게 되지요. 살아가다 보면 상처받은 기억 때문에 자신을 사랑할 수 없는 순간이 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순간에도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싹트곤 하지요. 그리고 그 사랑은 나를 다시 살아갈 수 있게 합니다.


영화에서 제카는 사랑을 통해 다시 일상을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무기력하던 몸과 마음을 자연스레 일으켜 사랑하는 이를 위해 아침을 준비하는 제카. 요리 재료를 사러 가다 발가락을 다쳐도 그에게 상처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에게는 오직 지금, 사랑하는 이와 함께할 아침 식사가 전부니까요. 


사실 우리의 일상은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한 노력으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지나친 노력 때문에 사랑이라는 본질을 잊어버리기도 하지요.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나요? 그렇다면 잘 사랑하려 애쓰기보다, 사랑하는 마음에 집중해 보세요. 그리고 그 마음을 상대에게 있는 그대로 전해 주세요. 


모든 사람이 기다리는 건 삶을 살아가게 하는 힘, 사랑 그 자체니까요.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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