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선생님들께
어느새 계절이 초록빛을 띠네요. 산책길에 보는 풍경도 달라졌고요. 계절이 변화하듯 우리도 조금은 달라졌을 텐데. 어떠신가요?
다가오는 계절 속에서 무엇을 마주하게 될지, 어떻게 변화할지는 아무도 모를 거예요. 그러니 앞날을 예상하기보다, 지금을 고요히 느껴보시면 좋겠어요. 내가 무엇을 마주하고 있는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요.
계절마다 다른 꽃이 피어나듯, 우리도 저마다의 계절에 맞는 꽃을 피운답니다. 어떤 꽃이 더 특별하거나 대단하지는 않아요. 꽃의 형태와 종류도 모두 다르기 마련이고요. 나의 삶을 타인의 삶과 비교하지 않고 주어진 삶에 집중하면, 어느 때 어떤 꽃을 피우는가는 중요하지 않게 되지요. 꽃을 피우지 못하더라도 괜찮고요.
우리의 역할은 보살펴주기, 기다려주기입니다. 무조건 꽃을 피우려 애쓰기보다 유연하게 생장하도록 돌봐주는 거예요. 돌봄을 지속하다 보면, 작지만 소중한 것들이 나를 돕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것들이 매 순간 나를 살리고 있다는 것도요.
마음의 평화는 평범하고 보편적인 것들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지금 내가 무엇과 어떻게 관계 맺고 있는지 알아차리면, 잊고 지내던 소중한 것들을 볼 수 있게 되지요. 평화는 나에게 없는 것을 찾거나 만들어 내는 게 아니라, 늘 내 안에 가지고 있는 것을 바라봐 주는 거니까요.
그동안 잊고 지내던 소중한 것들을 서서히 알아차려 보세요. 그리운 것들에 덮인 세월의 먼지를 털어주고, 무거운 짐들을 덜어내 주세요. 그리고 지금 내 안에 소중한 것들과 함께 행복하면 되는 거예요.
4주 간의 수업을 마치며, 계절처럼 잔잔히 변화한 선생님들의 얼굴을 마주합니다. 있는 그대로 나를 받아들이는 데서 오는 평온함. 그 작고 소중한 마음에 어떤 조건도 붙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매 순간 평온함을 이어갈 수 있어요.
그 힘이 매 순간 선생님들과 함께할 겁니다.
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