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주. 나의 기록들
#왕따
왕따를 나무위키에서 검색하면, 특정 집단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대상이나, 아니면 일어나는 따돌림 그 자체를 의미하는 단어라고 한다. 1990년대에 새로 생겨난 신조어이다. 강도가 약한 은따도 있다.
왕따가 되는 이유를 찾아보면, 해당 집단에서 평균치를 현저하게 벗어나는 경우라고 한다. 성적, 지능, 키, 외모, 능력 등등 다양한 기준이 있는 듯하다. 그리고 그 왕따의 중심에는 이간질을 일삼는 나르시시스트가 한 명이라도 존재하게 되면, 가능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 이간질하는 나쁜 놈을 의미하는 듯하다.
왕따인가? 아니면 그렇게 느끼는 건가?
문득 이 부분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소심이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여기 무리에 편안하게 잘 스며들지 못하고 있다 생각한 적 있지 않나?
조금씩 소심이가 의도하지 않게 홀로 다른 색상을 뿜어내며 할 일만 몰두해서 하고 있지 않나?
그렇다고 항상 어두운 기운을 내뿜으며 있지는 않지만 뭔가 어색한 기류가 감도는 건 소심이의 기분 탓인가?
최대한 밝게 웃으면, 가장 활기찬 목소리로 인사하며 다니고, 적당한 거리를 두며 스몰토크 정도는 한다.
하지만 소심이의 어색한 기류와 불편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소심이는 왕따인가?
결론짓기는 어렵다. 아니면 소심이 혼자 그렇게 느끼고 사람들을 멀리 하는 건가?
그 두 가지중 어떤 것에 가까운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최대한 개인주의 성향으로 소심이에게 맡겨진 일만 적당하게 잘 해내자 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이 조금 더 편안하다.
친해지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도 있었다.
1명이 10명의 무리에 들어갈 때, 노력해야 하는 시간과 마음의 쓰임은 더 크지 않을까?
10명이 1명을 받아주고 보듬어 줄 때 걸리는 시간과 마음의 쓰임 보다 더 크지 않을까?
아직도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정말 많이 불편하다.
아닌 척 편한 척 안 그런 척하는 것도 조금 지치기도 했다.
그래서 이제 그런 생각이 문득 들게 되면 그냥 지금 여기는 잠시 머무는 곳이니 너무 스트레스받지 말자 라며 다독인다. 그렇게 해야 마음이 더 편안해진다. 그리고 소심이의 성향이 예민해서 조금 더 상대의 눈치를 보는 경향이 있어서 오버하는 것일 수 있다.라고 생각하려 한다. 그러면 조금 더 그 몰입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결론은 현재 소심이 나는 이곳에서 잘 어울리지 못하고 있다.
지금 이곳은 소심이 나에게 불편한 곳이다.
#소심이가 복수하는 법
한 번씩 나를 거슬리게 하는 사건들이 생기면 생각한다.
지금 당장 그 상대에게 달려들어 " 너 나 지금 무시해? 그렇게 하지 마!"라고 따지고 들고 싶을 때가 많다.
하지만 그런 나의 모습이 우스워질 듯해서 참고 속으로 외친다.
'있잖아! 너도 어느 순간 나와 같은 순간이 될 날이 올 거고, 그만큼 다 받게 될 거야. 그때 너는 얼마나 잘 견디고 이 순간을 이겨낼지 참 궁금하다. ㅋㅋㅋㅋ 나보다 더 잘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글쎄.. 모르겠다.
내가 지금 느끼는 이 감정을 너도 느끼게 될 날이 올 거고 그때 너는 나보다 더 잘 견뎌내지는 못 할 거 같아. '
라고 생각하며 그리고 조금 더 참으라고 다독인다.
대수롭지 않은 관계 그리고 불편한 관계를 위해 너무 나의 에너지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그냥 눈 감고 모른 척하면 된다. 그리고 피하면 된다. 피할 수 없다면 그리고 참을 수 없다면 그 시점이 올 때 정말 내가 원하는 길을 향해 당당하게 떠나면 된다.
그리고 언젠가 웃으면서 소심이가 복수할 그날을 꿈꿔본다.
복수하는 법은 그 상황을 무시하고 언젠가 날카롭게 잘 다듬은 칼을 바로 앞에서 보여주는 것이다.
찌르지는 말자. 그 칼을 보여주며, 나에게 덤비지 못하게 상황을 만들면 된다.
그 날카로운 칼은 결국 본인들이 생각하는 그 하찮은 기준에서 위로 가는 모습들
그리고 본인이 상상도 못 할 하나하나의 과정들을 다 해내고 기대 이상의 결과물들
그리고 지금 나를 무시하며 행동했던 말들과 태도들에 대한 나의 관대한 반응들
그리고 나중에 정말 정돈된 말투와 이성적인 생각들로 되짚어 깨닫게 해주는 정중한 말들
이게 나의 복수의 방법이다.
결론은 지금 당장 그 상황에서 열을 내며, 나를 갉아먹지를 말아야 한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나의 소심한 고군분투를 전한다.
그리고 나르시시스트가 나에게 한 행동과 태도 그리고 멍청한 큰 목소리에 더 부드럽게 인내했다.
앞으로의 그 친구의 행보가 궁금하다. 기다려! 곧 보여줄게. 나의 날카로운 칼날.
#2024년 9월 12일 그리고 지금까지..
photo by @pinterest (Nay win Ht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