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초등학교 예비소집일이다. 올해 연차는 아이들 것이라 마음먹었는데 연초부터 연차 1일이 이렇게 날아간다. 초등학교 근처에 도착하니 커다란 현수막이 보인다. <신입생 예비소집> 꽤 생경한 문구다. 이 문턱을 넘어서면 곧 초딩 학부형이다.
크게 심호흡을 하고는 초등학교 문턱을 가뿐히 넘어버렸다
벌써부터 학교 주변이 웅성거린다. 여러 학습지와 학원에서 안내문을 나눠준다. 안내를 따라가니 교실이 나온다. 거의 30년 만에 들어가 보는 초등학교 교실이다. 교실에 들어서니 주소지가 적힌 책상이 보인다. 우리 동이 적힌 책상 앞에 서자 낯익은 얼굴이 보인다. 유치원 친구 엄마다. 그런데 꽤 당황스러운 얼굴이다. 취학통지서를 두고 왔단다. 예비소집일은 학교에 올지 말지를 확인하는 날이다. 미리 온라인으로 취학통지서를 제출하거나 당일 현장에서 내야 한다. 취학을 미룰 경우 이날 취학 유보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아이와 함께 와야 한다. (결국 그 엄마는 취학통지서를 가지러 집으로 갔다.)
아이 이름이 어떻게 되나요? 쌍둥이네요! 반은 어떻게 할까요?
쌍둥이는 1학년 때 반을 어떻게 할지 선택할 수 있다. 미리 주변에 물어보니 저학년 때는 같은 반을 하란다. 남자아이들은 꼼꼼히 전달사항을 잘 못 챙기는 편이라 둘이 함께 있으면 도움이 될 거라고 했다. 1학년 때는 반마다 학교에 가야 하는 날이 있으니 한 반인 게 나을 거라고 했다. 무엇보다 아이들도 같이 있고 싶다고 했다. 낯선 환경에 서로 의지가 될 것 같아 '같은 반'을 해달라고 했다.(보통 반배정은 입학식 당일 알 수 있다.)
"자, 이거 받으시고 돌봄 하실 거면 신청서를 저쪽에 내시면 돼요"
서류 봉투를 두 개 받고 돌봄 신청서를 내고 나니 끝이다. 교실로 들어서 신청서를 내기까지 단 15분. 둘째 엄마들이 바쁘면 출근길에 서류만 내도 된다고 했는데, 왜 그랬는지 알겠다. (아... 아까운 내 연차.....ㅠ.ㅠ) 이왕 온 김에 학교를 둘러보기로 했다. 라떼이즈호스 같지만, 우리 때와 달리 참 많이 변했다.
반마다 사물함이 있어서 자주 쓰는 물건은 두고 다닌다.
재재가 가는 학교는 작년에 1학년이 총 6반이었고 한 반에 인원은 20명 남짓이었다. 1학년만 전교에 130명 정도이다. 교실뿐 아니라 과학실, 음악실 등 특활교실, 돌봄 교실 등이 마련되어 있다. '사교육 없는 학교' 특활교실에 쓰여있는 문구가 눈길을 끈다. 영어, 뮤지컬, 바이올린, 과학 등 다양한 방과 후 수업을 하고 있다.
방과후수업은 시간에 맞춰 표시되어 있는 교실로 들어가면 된다.
나눠준 신입생 입학안내에는 입학 전 준비사항이 잘 정리되어 있다. 특히, 꼭 필요한 생활 습관은 유용한 내용이었다. 자기 이름을 불렀을 때 "예"하고 잘 대답하기, 아침에 용변 보는 습관 기르기, 화장실 예절 지키기, 자기 물건 잘 관리하기 등 기본이지만 미리 알아두면 좋을 내용이다. 학용품은 각 반마다 다르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지 말라고 되어 있다. 꼼꼼히 안 봤으면 미리 풀세트로 사놓을 뻔했다. 실내화 주머니를 안쓰는 곳이 있다니 일단, 기본적인 연필과 지우개, 필통, 실내화, 가방 정도만 준비하기로.
일 년간 어떤 것을 공부하는 지도 잘 정리되어 있다. 3월은 주로 적응을 하게 되고 차츰 교과학습으로 확장한다. 주당 23시간을 수업으로 월, 금은 4교시까지, 화수목은 5교시까지다. 일찍 끝나지만 맞벌이 부부를 위해 방과 후 돌봄이 마련되어 있다. 미리 신청을 해놓으면 입학식 당일 추첨을 한다. 워킹맘에게는 가장 무서운 순간이다. 돌봄에 떨어지면 1시부터 퇴근 때까지 기나긴 공백이 생기기 때문이다.
교실을 나서니 엄마들이 삼삼오오 모여 정보를 나눈다. 워킹맘에게 가장 큰 관심은 돌봄이다. 이미 첫째가 초딩인 경력(?) 엄마가 보통 돌봄에서 떨어지는 경우가 없더라는 경험을 얘기한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안도의 한숨이 들린다. 하지만, 그 해 신청인원에 따라 다르다고 하니 바닥까지 닿을 듯한 한숨이 들린다.
이어지는 학원 정보. 돌봄 이후 보낼만한 학원 리스트가 주욱 나열된다. 태권도, 피아노, 미술, 영어 등 1학년에 최적화된 학원, 동선을 고려한 학원 조합, 각 학원의 선생님 평가 등등등. 나처럼 조용히 귀동냥을 하는 워킹맘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친구에게 이 얘기를 하니 앞으로 자주 보게 될 모습이란다.)
아는 엄마가 가만히 듣다가 조용히 말한다. "워킹맘은 잘 안 껴준다는데... 엄마들이랑 못 친해지면 어쩌지? 밥이라도 자주 사야 하나?" 워킹맘은 다들 비슷한 고민인가 보다. 나 역시 엄마가 소홀해서 아이들이 소외되면 어쩌지가 고민이다. 방과 후 시간을 어떻게 해야 하지? 엄마들과는 어떻게 친해지지? 걱정이 태산이지만, 요즘 말처럼 일단 '존버'해보련다.
<초등학교 입학 준비(3) 예비소집일>
예비소집일은 취학 여부를 확정하는 날이에요. 취학통지서를 미리 온라인으로 내거나, 당일 지참해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 아이를 데리고 가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 미리 학교에 물어보세요. 학교에 간 김에 아이들이 생활할 곳들을 둘러보는 것도 좋습니다. 예비소집일은 간단한 확인 정도로 진행됩니다. 연차를 내기 힘들다면 미리 학교에 연락해서 출근길에 취학통지서를 내고 자료를 받아도 됩니다. 최근 맞벌이가 늘어나며 예비소집일을 저녁까지 연장해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