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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의동 에밀리 Sep 05. 2024

5개월 맘이 생각보는 육아용품 리스트

5개월 11일

이제는 만5개월의 아기를 키우고 있으니, 육아용품 관련해서 한 마디 해 볼 수 있는 자격이 생기지 않았을까……?


임신 기간에는 정말 육아에 대해서 하나도 몰랐기에, 무슨 육아용품을 준비해 두어야 하는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심지어 기저귀 하나도 몇 박스를 사야 하는지, 단계는 또 왜 그리 많은지, 모든 게 헷갈렸다. 젖병은 몇 개를 사야 하고, 장난감은 뭘 사야 하고, 필수 물품은 무엇이며 굳이 안 사도 되는 물품은 무엇일지 등등…….


그래서 몇 가지 생각나는대로 육아용품 리스트를 적어봤다. (나머지는 앞으로 생각날 때마다 수정/추가할 예정!) 물론 완벽한 리스트는 아니지만, 그래도 부디 예전의 나처럼 헤매고 있는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보았다.


만약 임신 혹은 출산한 분이라면, 여기에서 마음에 드는 제품이나 아직 못 구매한 물건들을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위시리스트로 찜해두어도 좋을 것 같다. 주위의 마음씨 좋은 지인들이 축하 선물을 고민할 텐데, 아직 아이가 없는 사람이라면 뭘 사야 할 지 몰라서 더 고민이 될 것이다. 그리고 육아 경험이 있더라도 혹시나 이미 가지고 있는 용품을 또 선물할까봐 망설일 수 있고, 그렇다고 해서 뭐 필요한 것 없냐고 물어보기도 애매하기에 결국에는 모두가 그냥 기저귀만 선물하게 될 수 있다.




[거실]


 - 알집매트: 필수! 다만, 필수가 되는 시점은 50일 전후라서 그 때쯤 사면 될 것 같다. 하지만 신생아 때 일찍 사도 좋다. 왜냐하면 아무데나 아기를 내려놓을 수 있기 때문.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 설치까지 미리 끝내두면 편할 것 같다. 아기 키우면 정신 없으니까. 그리고 미리 깔아놓은 다음에 그 위에 장난감이랑 바운서 등을 이것저것 배치해도 좋겠다. 아니면 반대로 장난감이랑 바운서 같은 걸 거실에 두고 생활을 좀 해 보다가 알집매트를 구매해도 좋겠고.


 - 바운서: 개인적으로는 역방쿠보다 많이 썼다. 게울까봐. 베이비뵨 것을 샀다. 당근해도 될 것 같다. 일본 직구(할인할 때)랑 당근이랑 가격 차이가 크지는 않다. 뒤집기를 시도하는 백일 쯤부터는 잘 못 썼다. 허리를 자꾸 앞으로 튕기다가 떨어지지 않게 안전벨트를 매주어야 하는데, 그게 귀찮아서 그냥 매트에 굴렸다.


 - 역류 방지 쿠션: 줄여서 '역방쿠'라고 하는데, 무척 요긴하게 잘 썼다. 낮에 놀 때는 바운서에 많이 눕혔는데, 신생아 때는 종종 역방쿠에서 재우기도 했다. 어차피 그 때는 길게 잠을 못 자고 수유텀이 1~2시간씩으로 짧기도 했으니. 하지만 역시 신생아 시기만 지나도 아기침대에서 재우곤 했다. 그래도 식후에 게울 것이 걱정되면, 트림시켜준 다음에 역방쿠에 종종 올려뒀다. 백일 지나고 나니까 허리 힘이 생기고 뒤집기를 하려고 해서, 웬만하면 알집매트에 편하게 풀어주고 있다.


 - 기저귀 갈이대: 지금은 아기체육관에 방수포 하나 깔고 여기서 기저귀를 갈아주지만, 만3개월 쯤까지만 해도 기저귀 갈이대를 많이 썼다. 확실히 어른 허리 높이에 있으니 아이 기저귀 갈아주느라 무리하게 허리 숙이는 일을 방지할 수 있었다. 뼈마디가 늘어나 있는 백일까지의 산모에게는 정말 좋은 아이템!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좀 무리해서라도 산후조리원에 하나 가져갔으면 좋았겠다 싶다. 그 때는 조리원에 기저귀 갈이대가 없고 진짜 조그마한 아기 침대 하나만 있어서, 기저귀를 갈아주려면 침대에 아기를 눕혀야 했다. 하지만 침대 시트는 방수포와 달리 아기 옷이랑 기저귀에 딸려서 왔다갔다 돌아다니는데다, 침대 높이까지 허리를 매번 숙이느라 힘들었다. 특히나 그 때는 기저귀를 지금처럼 후딱 갈지도 못했으니 더더욱 그랬다. 게다가 한 번은 주말에 아기 대변이 시트에 묻는 바람에, 다음날 청소실 직원분들 출근하실 때까지 그 시트를 계속 쓰고 있어야 했다.


[청소용품]


 - 밀대: 청소포를 끼워서 쓸 수 있는 것을 하나 샀다. 여기에 청소포 대신 물티슈를 두 장 끼워서 아침마다 알집매트를 닦아주고 있다.


 - 돌돌이: 아침마다 아기 범퍼침대를 돌돌이로 한 번씩 밀어주고 있다. 청소기로 밀자니 좀 더러울 것 같고, 물티슈로만 닦자니 머리카락 같은 게 난감했다.


 - 로봇청소기: 예전에 혼자 7.5평 오피스텔에서 살 때부터 로봇청소기는 써왔지만, 아이 키우면서는 로봇청소기가 필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알아서 매일 집 전체를 청소해주는 데다가, 사람이 손으로 청소기 돌릴 때는 제대로 쓸지 못하는 침대 밑 같은 곳까지 구석구석 먼지를 없애준다.


[옷]


 - 배냇저고리: 솔직히 안 사도 된다. 신생아 때 첫 2주 정도 사용하는데, 조리원 다녀오니까 2주가 끝나 있었다. 그런데 왜 굳이 바디수트 말고 배냇저고리를 쓰는 걸까? 생각하건대 아마도 신생아는 속싸개에 맨날 폭 싸여 있으니까 조금이라도 시원하게 하려고 그런 게 아닐까. 아무튼 결론은, 과거로 돌아가면 배냇저고리는 안 사고 바디수트만 잔뜩 살 것 같다. 산후조리원이나 출산병원에서 선물로 주기도 한다.


 - 바디수트: 절대필수! 특히 신생아 때 옷은 맨날 이것만 입혔다. 배냇저고리는 아예 아랫도리가 뚫려 있는 저고리 형태를 말하는데, 바디수트는 아랫도리 쪽을 똑딱이 단추 등으로 여밀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어른의 바디수트는 상의와 바지를 합친 멜빵 옷이라면, 아기의 바디수트는 상의와 팬티(?)를 합친 모습이랄까……? 덕분에 기저귀를 갈 때 편하다. 하루에도 열 번씩 기저귀를 가는데, 실제로 갈 때가 아니라 ‘쌌나?’ 하고 체크할 때도 열어봐야 해서 바디수트가 정말 편하다.


여름에는 에어컨 바람 때문에 7부 내복 바지를 덧입히는 것도 좋지만, 태열이 올라오기 쉬운 신생아 때는 오히려 바디수트만 입히고 그마저도 메쉬 소재나 반팔, 나시 등을 입히곤 한다. 다만 루나는 2월생이라 추운 겨울이었어서 긴팔을 많이 입혔고, 손톱을 제대로 못 깎아서 손싸개가 같이 붙어 나오는 옷을 주로 입혔다. 상의 쪽은 긴팔, 7부, 반팔, 나시 등 다양하다.


신생아 때는 자주 게우니까, 똑같은 소재와 팔길이의 옷을 5벌 이상 챙겨두면 좋을 것 같다. 조금만 사 놓고 게우면 빨아서 입히고 하면 되긴 하지만, 빨래와 건조 속도보다 게우는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 특히 신생아 때는 아직 손도 덜 익숙하기 때문에, 아기 울음소리를 견뎌가며 옷 갈아입히는 것만 해도 정신 없었다. 아마 과거로 돌아가면 유니클로나 탑텐 같은 SPA브랜드에서 반팔 메쉬로 7벌 쟁여두고 시작할 것 같다. 손톱은 긴팔 옷에 붙은 손싸개 대신에 그냥 손싸개를 씌워주고.


참고로 아기 옷은 사이즈가 60, 70, 80 등으로 적혀 나온다. ‘키’를 의미하는 숫자로, 처음 신생아로 태어났을 때는 60 사이즈 옷을 입히면 적당히 맞는다. 아기들은 대체로 평균 신장과 체중을 기가 막히게 따라가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세계보건기구 어린이 성장기준’을 검색하면 나오는 표를 참고하면 좋다.여기에는 주수와 개월별로 키는 몇 cm, 체중은 몇 kg 정도 되는지가 나와 있으므로, 주수와 개월 옆에 아기가 태어난 시점부터 해서 월도를 쭉 적어내려가면 ‘아, 여름에는 70사이즈 옷을 입히겠구나’ 하는 식으로 감을 잡기 좋다.


 - 스와들업: 필수! 물론 속싸개 만드는 법에 자신이 있다면 없어도 괜찮겠지만, 아기는 인형이랑 다르게 계속 꼬물거리기 때문에 생각보다 싸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경산이 아닌 이상 초보 부모라면 속싸개 싸는 데에 한세월이 걸리기 마련이고, 싸놓더라도 꽉 묶지를 못해서 금방 풀린다.


스와들업은 속싸개를 옷의 형태로 만들어놓은 제품이라고 보면 된다. 보자기 가지고 씨름하는 대신에, 아기에게 스와들업을 입히고 지퍼만 딱 올리면 끝이다.


소재는 다양하게 나오는데, 겨울이더라도 메쉬 소재의 스와들업이 좋은 것 같다. 좀 추울 것 같으면 속에 메쉬로 된 나시 바디수트 입히고 스와들업을 덧입혀주면 되고, 그게 아니면 그냥 스와들업으로만 감싸줘도 상관 없다. 최근(여름)에 혹시 추울까 싶어서 메쉬 나시를 입히고 그 위에 메쉬 스와들업을 입혀준 채로 밤잠을 재웠는데, 아침에 보니까 땀이 흥건했다. 머미쿨쿨 이불을 덮어줘서 그럴 지도 모르지만…….

스와들업은 4개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신생아 때는 밤에도 자면서 이따금 게우니까, 총알이 넉넉하면 마음이 편하다.


 - 스와들컷: 3개. 다리가 바디수트처럼 뚫려 있는 버전의 스와들업으로, 낮잠 재울 때 속싸개 대신 사용하는 용도로 쓰면 편리하다. 옷 갈아입히기 번거로웠던 신생아부터 만2~3개월까지는 종종 하루종일 스와들컷만 입히기도 했다. 팔 부분이 지퍼나 주머니(뒤집으면 구멍이 뚫리는 형태)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낮잠에서 깨면 바로 팔을 자유롭게 풀어줘서 평상복으로 쓸 수 있었다. 다만 지퍼로 된 형태는 그 부분이 너무 헐렁해서 바람이 몸통으로 숭숭 들어가는 것 같아 조금 신경 쓰였다. 그래서 만4개월쯤부터는 그냥 평상복 위에 스와들컷을 입혀주었고, 대신 몸통 부분의 지퍼는 열어둔 채로 위아래 단추만 채워서 좀 덜 덥게 해주었다.


 - 턱받이: 10개씩 쟁여놓으면 좋다. 신생아 때는 정말 많이 게우는데, 턱받이를 채워주고 있으면 옷을 살릴 수가 있다. 물론 턱받이를 해도 옷에 묻을 때도 많은데, 그래도 턱받이가 없으면 100% 옷을 갈아입혀야 하기 떄문에 하루종일 옷만 갈아입히면서 살아야 한다. 그리고 여러 장 사 두면, 나중에 백일 지나면 침을 질질 흘리므로 이 떄도 요긴하게 쓴다.


 - 손싸개: 3~4개 정도 있으면 좋은 것 같다. 손톱을 정석대로 2~3일에 한 번씩 혹은 그 이상으로 자주 깎아주면 좋지만, 신생아 부모가 그럴 정신과 용기가 있을까……. 만4개월 된 지금이야 수유하면서 한 쪽 턱으로 젖병 괴고 손톱을 깎아주지만 말이다. 참고로 발싸개는 진짜 필요 없었다.



[장난감]


 - 모빌: 솔직히 한 개만 있어도 될 것 같고, 타이니 러브 모빌이 확실히 더 잘 주목받는 것 같다. 신생아 때는 초점책도 솔직히 보는 건지 아니면 시선 끝에 초점책이 우연히 있던 건지 분간이 안 될 정도였는데, 만 1~2개월부터는 모빌을 진짜 열심히 봤다. 파닥파닥거리면서 손을 쫙 뻗음. 만 2~3개월 정도부터는 1개 더 추가해줘도 될 것 같다. 모빌이야말로 깨끗한 것으로 당근해도 좋겠다. 입에 닿는 게 아니니까. 그런데 중고든 신품이든 어쨌든 최소 1개는 있어야 한다. 만2개월까지는 뭘 잡지를 못해서, 모빌 보고 팔다리 버둥거리는 게 놀이의 거의 전부였다.


 - 아기체육관: 만4개월부터는 필수, 만2~3개월 때는 선택. 만2~3개월 때는 팔이 짧아서 장난감에 손도 안 닿고, 주먹에 긴장이 안 풀어져서 손을 폈다 오므렸다 하지도 못한다. 하지만 만4개월인 지금은 아기체육관에 방수포 하나 얹어 놓고 기저귀를 갈아준다. 그러지 않으면 주의를 끌지 못해서 아이가 자꾸 뒤집거나 몸을 옆으로 틀려고 한다.


돌이켜보면 신생아 때는 디즈니 모빌을 기저귀 갈이대로 썼어도 좋았을 것 같다. 남편이 선물 받았던 디즈니 모빌은 아기체육관처럼 누워서 올려다보는 형태였는데, 천천히 빙글빙글 돌아가는 인형들로 주의를 끌면 기저귀 갈아줄 때 더 편하지 않았을까 싶다.


 - 딸랑이: 천, 나무, 플라스틱, 스펀지 등 다양한 소재로 있으면 촉감을 느끼기에 좋다.


 - 치발기: 만3개월까지는 실리콘으로 된 동그란 고리 모양이 좋은 것 같다. 만4개월부터는 손가락 모양으로 된 제품이 혀로 낼름거리기 좋아 보였다. 그래도 만2~3개월까지는 딱히 필요하지는 않은 것 같다.


 - 튤립 사운드북: 신생아 때는 거들떠도 안보더니, 오히려 만 4개월쯤부터는 틀었을 때 무척 집중해서 본다. 때로는 배고픔이나 피곤도 잠시(한 5초쯤?) 잊고 물끄러미 쳐다본다. 덕분에 머리 깎을 때 유용하게 썼다. 역시 국민템에는 이유가 있다.


 - 고리친구들: 만 4~5개월이 되었더니 링 형태가 손에 잡기 쉬워서, 여러가지 고리들을 잡고 놀기를 정말 좋아한다. 고리친구들이라고 해서 플라스틱 링들을 묶어 파는데, 한 뭉치를 사뒀더니 아기체육관에도 걸고, 딸랑이랑도 연결하고 해서 요모조모 잘 쓰고 있다.


 - 아기코끼리 코야: 부시럭거리는 헝겊책인데, 만 3~4개월쯤부터 잡았다 놨다 하면서 잘 쓰고 있다.


 - 라마즈 애벌레: 코야랑 같이 선물 받았던 길다란 애벌레 모양의 인형인데, 종종 터미타임 할 때 시선 끌면서 쓰고 있다. 나중에는 이것도 아기코끼리 코야처럼 침 범벅이 된다고 한다.


[수유용품]


 - 수유쿠션: 솔직히 없어도 될 것 같다. 처음에는 수유쿠션에서 분유랑 모유를 먹이긴 했다. 나중에는 중세시대에 그린, 젖 먹는 아기 예수 그림이랑 비슷한 자세로 먹이는 게 제일 편했다. 특히 풋볼 자세나 요람 자세로 눕혀서 모유 먹이다가 겨우 먹은 모유를 게워서, 그 다음부터는 세워 앉히고 먹였다.


 - 수유의자: 그냥 집에 있던 소파에서 수유했다. 수유의자 있으면 편할 것 같기도 한데, 놓을 곳도 마땅치 않고, 혹시라도 썼다가 불편하면 처치곤란이 될까 두려워서 안 샀다.


 - 트롤리: 필수필수! 여기에 젖병도 놓고, 핸드폰도 놓고, 비판텐이나 로션처럼 수유하다가 발라줄 크림도 가져다 놓았다. 특히 손수건 보관함을 두어서 수유할 때나 뭐 게우거나 할 때 휘뚜루마뚜루 잘 썼다. 그 밖에 면봉이나 네일 트리머 같은 것도 놓고서 수유 중에 이따금 사용하고 있다.


 - 수유등: 필수! 새벽수유할 때 천장 조명을 켜면 완전히 깨버려서 다시 재우기 난감하다. 밤에 응가를 씻겨야 할 때도 화장실 불이 너무 환하면 잠이 확 깬다. 말랑허니 제품을 2개 구매해서 하나는 안방에, 또 하나는 맘마존에 놓고서 신생아 때 밤에 요긴하게 썼다. 그런데 막상 새벽수유할 때 거실 조명으로는 인싸조명(?)으로 불리는 간접등이 집에 있어서 그걸 자기 전에 맨날 거실에 켜두고 자는 방식으로 지냈다.


 - 타이머: 추천! 수험생들 쓰는 드레텍 제품이 제일 간편해서 이걸 트롤리에 두고 썼다. 모유수유할 때는 양쪽 가슴을 15분씩 수유하라고 해서 그 때도 쓰고, 수유한 다음에 트림 얼마나 시켜주고 있었는지 체크할 때도 썼다. 육아를 하다 보면 정신이 산만해져서, 시계를 중간중간 보더라도 다 까먹었다. 그래서 스톱워치가 따로 없으면 ‘대체 내가 몇 분 동안 트림을 시켜주고 있었지?’하고 헷갈리기 일쑤였다.


[위생용품]


 - 손수건: 다다익선! 30장은 비치해두면 좋은 것 같다. 축하선물로 뭘 받으면 좋을지 고민이라면, 손수건이랑 턱받이만 주구장창 받아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대체로 두텁고 엠보싱이 들어간 손수건을 쌓아 놓고 썼지만, 완전 부드러운 가재수건도 한 5~6장 마련해뒀다. 아기는 드라이어를 못 쓰니까 이 손수건으로 머리 말릴 때도 쓰고, 남자아이라서 고추가리개로도 썼다. 그러고 보니까 머리 말리는 수건이랑 고추가리개랑 섞이고 있었네? 빨면 되지 뭐.


 - 손톱깎이/네일트리머: 네일트리머를 추천. 신생아 손톱은 가위로 깎아주는 게 정석인데 (어른처럼 손톱깎이로 깎다가 잘못하면 살을 뭉텅 잘라버릴 수가 있다), 남편도 나도 가위에 숙달되지 못해서 결국 네일트리머로 갔다. 뱅글뱅글 빠르게 회전하는 원판으로 깎아주는 식인데, 손발톱 가루가 날려서 신경 쓰이는 것 말고는 꽤 괜찮다.


 - 면봉: 아기/신생아 쓰라고 나오는 면봉들이 있다. 코를 막고 있는 끈적한 코딱지를 빼내주거나, 귓바퀴에 붙은 귀지를 로션 발라 닦아주거나, 목욕 후에 손가락 발가락 사이의 물기를 제거해주는 등 용도가 생각보다 많다.


 - 천기저귀: 속싸개도 천기저귀를 가져다 썼다. 담요도 필요 없었다. 어차피 담요는 여기저기서 많이 사은품으로 주기 때문에 굳이 안 사도 되고, 마음대로 이불 가져다 덮을 수 있는 나이가 되기 전까지는 오히려 질식 위험이 있어서 치워주는 편이 좋다.


 - 기저귀: 몇 개를 사두면 좋을지가 가장 의문이었는데, 키워보니 하루에 기저귀를 10개 정도씩 썼다. 건강한 아기는 하루 6개 이상의 푹 젖은 소변 기저귀를 만든다고 한다. 그런데 ‘푹 젖는다’는 말은 2~3번 소변을 본다는 뜻이고, 기저귀는 자주 갈아줄수록 기저귀 발진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6개보다 더 쓰게 된다.


기저귀 사이즈는 소형, 중형 하는 식으로도 적혀 있지만 체중 기준으로 겉면에 ‘6~8kg’ 등으로도 쓰여 있어서 이걸 참고하면 선택하기 좋다. 체중도 신장처럼 세계보건기구 성장 기준표에 나와 있기 때문에, 이를 보면서 ‘몇 주까지는 소형으로 쓸 수 있겠군’ 하는 식으로 감을 잡으면 된다.


[목욕용품]


 - 로션: 필수! 신생아/아기용으로 나온 제품을 샀다.


 - 수딩젤: 필수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있으면 좋은 것 같다. 특히 날이 더워지면서는 소변 본 직후에 수딩젤 발라주고 기저귀 통풍을 좀 해줬다.


 - 입욕제: 스키나 베브라고 해서, 닦아내지 않는 입욕제를 컨셉으로 파는 일본 제품이 있다. 이걸 썼더니 목욕이 훨씬 간편해졌다. 예전에는 몸 닦일 때마다 바스 샴푸를 수시로 펌핑했는데, 입욕제 하나만 물에 풀어놓으면 펌핑이 따로 필요 없게 되었다.


 - 샴푸 & 바스: 필수필수! 일단은 두 통 정도 사 두면 좋을 것 같다. 엉덩이 닦아줄 때, 머리 감겨주고 목욕할 때, 게워놓고 손을 너무 빨아서 손 씻어주어야 할 때 등등 매일 쓴다.


 - 아기 욕조: 2개 필요. 배꼽 떨어지기 전까지는 흐르는 물에 씻어주어야 하기 때문에 완전 처음에는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배꼽은 태어나고 2주 정도 지나면 보통 떨어지고 (루나는 3주 정도 후에 떨어졌다), 요즘에는 산후조리원을 2주씩 가는 경우가 많아서 대체로 조리원 끝나고 집에 오면 바로 욕조가 필요하다.


평소 목욕은 욕조 두 개에 36~38도 사이로 목욕물을 부어서 준비해줬다. 하나는 1차로 씻으면서 비눗물이 왕창 들어가기 때문에, 다른 하나를 가지고 2차로 헹궈줘야 한다. 신생아 때는 아기가 너무 작아서 그냥 작은 사이즈로도 가능했다. 게다가 무려 3개나 받았었는데, 2개는 회사 동료한테 물려 받았고 1개는 산부인과에서 출산 선물로 받았다.


아이가 좀 크고 나서는 (1~2개월 후쯤) 오케이 베이비라고 해서 좀 큰 욕조에 뉘여서 씻겨줬는데, 이 편이 개인적으로는 목욕 시키기가 훨씬 수월했다. 해보지는 않았지만 어쩌면 신생아 때도 오케이 베이비처럼 뉘여서 목욕시켜줄 수 있는 욕조를 썼다면 더 쉬웠을 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아무리 신생아라고 해도 한 두 달만 있으면 숨풍 자라기 마련이니까, 그냥 처음부터 사놓고 써 보는 방법도 좋은 것 같다.


얼추 고개를 가누기 시작했던 만3~4개월 무렵부터는 슈너글도 같이 써서, 오케이 베이비와 슈너글 조합으로 씻겨주었다.


 - 아기 비데: 세면대에 올려두고 아기를 눕히는 용도의 받침대도 아기 비데라고 하고, 수도꼭지에 설치해서 공원 음용수마냥 물줄기를 위로 향하게 하는 물건도 아기 비데라고 한다. 전자는 우리집 세면대가 크지 않은 편이기도 하고, 응가 묻은 아기를 그 비좁은 틈바구니에 조심스레 눕히기도 번거로워서 안 쓰고 있다. 다만 후자는 정말 잘 쓰고 있다. 백화점 유아휴게실의 세면대에는 이게 없는데, 유아휴게실에서 아기 엉덩이를 씻겨줬더니 물을 퍼올리기가 훨씬 힘들었다.


[건강관련]


 - 체온계: 필수!!! 아기 있는 집은 브라운 고막 체온계 하나씩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평상시에 아침마다 열을 체크했더니, 예방접종 후 발열 여부를 판단하기가 좋았다.


 - 체중계: 필수까지는 아니지만 수유량이 적절한지 알고 싶다면 추천. 소아과 선생님들에 의하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체크해서 아기가 주차별 성장곡선을 잘 따라가고 있는지 보면 된다고 한다. 하지만 아기란 쉴새없이 바둥거리는 존재이기 때문에 한 번 잴 때마다 20~30g씩은 차이가 나고, 신생아는 몸무게가 3~4kg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건 꽤 큰 오차였다. 그래서 체중도 매일 체크해주면서 성장곡선과 표를 보며 수유량이 적절한지 가늠했다.


물론 이게 없으도 소아과에 달마다 예방접종하러 갈 때마다 체중을 잴 수는 있다. 하지만 평상시에는 ‘얘가 왜 이렇게 안 먹지?’, ‘너무 많이 먹이고 있나?’, ‘모유를 대체 잘 먹고 있기는 한 건가?’ 등의 의문들을 해소할 수가 없다. 실제로 ‘왜 이렇게 안 먹지?’ 싶을 때 체중을 재면 성장곡선보다 더 나가고, ‘요즘 왜 이렇게 금방 배고파하지?’ 싶으면 성장곡선에 미달했다. 덕분에 의문이 쉽게 해소되었고, 아기는 스스로 체중 조절하려고 밥 양을 조절한다는 말이 정말이구나 하면서 편하게 수유량을 맞춰줄 수 있었다.


 - 해열제: 폐렴주사 예방접종하고 나면 의사 선생님께서 아마 아기가 열이 날 것이라며 해열제를 처방해주실 텐데, 이 때 약국에서 받아오면 된다. 아기 있는 집에는 해열제 한 통씩은 있어야 한다고 한다. 아직 먹여본 적은 없지만, 부루펜처럼 시럽 형태라고 한다.


[맘마존]


 - 분유포트: 필수!!! 오래 쓸 거니까, 위생과 퀄리티를 고려해서 새 제품을 사는 게 좋을 것 같다.


 - 브레짜: 의외로 필수까지는 아닌 듯. 분유 가루를 미리 젖병에 소분해두고 (하지만 너무 많이 해두면 오염되지 않을까?) 비치해두면, 필요할 때 분유포트에서 물만 따라도 될 것 같다. 남편이 주말마다 세척해준다면 써보는 것을 고려할 수도 있지만, 세척도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데다가 부품들 마를 시간에는 평소와는 다른 방법으로 조유를 해야 해서 가끔은 난감했다. 그래도 새벽수유 할 때는 편리하게 잘 썼다.


 - 스팀소독기: 필수! 필립스 것으로 구매했지만 다른 제품들도 좋은 것 같다. 적어도 백일까지는 무조건 젖병/젖꼭지 등을 열탕소독해줘야 하는데, 냄비에 물 받아서 끓이는 게 보통 일이 아니라서 스팀소독기를 샀다. 개인적으로는 젖병보다 공갈젖꼭지 소독하느라 하루에도 서너 번씩은 돌리고 있다.


 - UV소독기: 국민템인 유팡 제품으로 사용하고 있다. 열탕소독 하고 나서 건조대에 걸어두기만 해도 사실 괜찮겠지만, 남편이 친구한테서 물려받아와서 쓰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냥 바깥에 놓아두면 벌레가 붙을 수도 있고, 치발기나 딸랑이 같은 것들은 열탕소독을 할 수도 없으니 UV소독기 하나쯤 있으면 좋은 것 같다. 아예 스팀소독기 없이 UV소독만 하는 집도 많다고 들었다.


 - 젖병: 신생아 때는 1~3시간 간격으로 수유하므로, 하루가 24시간임을 감안할 때 매일 8회 이상 수유

하게 된다. 따라서 8개를 사두고 아침저녁으로 설거지하곤 했다. 사이즈는 처음에는 아기가 40ml 이런 식으로 조금밖에 못 먹기 때문에 작은 젖병을 쓰기 때문에 큰 게 필요가 없다. 하지만 몇 달만 지나도 점차 한 번에 180~245ml씩 먹기도 하므로 (보통 1회당 160~200ml 정도 먹는 것 같다), 경과를 지켜보면서 큰 사이즈를 추가 구매하면 될 것 같다.


참고로 <삐뽀삐뽀 119>에서 말하기를, 이유식은 만 6개월부터 시작하는 게 정석이라고 한다. 물론 4~5개월 때 시작할 수도 있다. 하지만 너무 일찍 시작하면 알레르기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하고, 굳이 그 힘든 이유식 작업을 먼저부터 하고 싶지가 않아서 만 6개월로 시작 시기를 생각하고 있다. 그러니까 흡착볼이나 아기 스푼같은 이유식 도구들은 만 4~5개월부터 슬슬 하나씩 챙겨도 무방하다.


 - 젖꼭지: SS는 아마 조리원 시절이 끝나고 나면 이미 너무 작고, S부터 시작해서 젖병 개수만큼 마련해두면 충분했다. 그러면 설거지할 때 젖병이랑 같이 씻으면서 재고관리(?)를 편하게 할 수 있었다.


다만 우리는 그린핑거라고 해서 더블하트랑 호환되는 저렴이 버전 젖병과 젖꼭지를 추가로 구매했는데, 그게 조금 패착이었다. 분명 호환된다고 광고에도 적혀 있고, 체결도 문제가 없어 보였는데, 확률적으로 열 번 중에 한 번은 꼭 분유가 콸콸 새어나와서 아기도 어른도 옷이 흠뻑 젖었다. 몇 ml를 쏟았는지 알 수 없으므로, 몇 ml의 분유를 마저 태워서 먹여야 하는지 모르는 점은 덤이었다……. 그래서 더블하트 젖병과 젖꼭지를 추가 구매했고, 큰 사이즈 젖병 살 때도 더블하트 제품으로 통일했더니 두 번 다시 새는 일이 없었다. 그런데 왜 하필 그린핑거가 아니라 더블하트냐면, 그냥 튼튼해 보여서…….


 - 분유: 종류가 너무 많다! 개인적으로는 압타밀이 모유랑 성분이 비슷하대서 이걸 선택했다. 일주일에 한 통 정도씩 먹었다. 완전모유수유를 했더라면 설거지도 없고 분유 살 일도 없었을 텐데……. 하지만 무슨 일이 생길 지 모르기 때문에 (예를 들면 엄마가 아파서 모유수유를 일시정지 해야 한다거나), 기본적인 젖병/젖꼭지, 분유1통 정도는 마련해두어야 한다고 한다.


[수면템]


 - 아기침대: 나무로 된 울타리 침대를 무료나눔으로 받았다. 은근히 자리 차지하는 가구인데 생각보다 사용 기간이 짧아서 무료나눔으로 잘 올라온다. 그래도 일단 50일까지는 너끈히 쓰기 때문에 필수! 아기침대가 자리를 많이 차지해서 ‘벌써부터 들여야 하나’ 싶었는데, 막상 받아오니까 여기에 온갖 육아용품을 차곡차곡 모아둘 수 있어서 요긴했다.


50일 이후쯤에는 범퍼침대나 싱글침대로 넘어가면 된다. 안 넘어가면 아이가 밤에 자면서 빙글빙글 돌기 때문에 팔다리가 울타리에 끼거나 침대가 좁아질 수 있다. 마음 같아서는 싱글침대로 바로 넘어가고 싶었지만, 6개월까지는 안방에서 같이 데리고 자고 싶어서 어쩔 수 없이 사이즈 관계상 범퍼침대를 샀다.


아기침대는 그냥 평평하게 놓는 게 제일 좋다고는 하는데, 우리는 아기가 게워올리는 것 때문에 계속 잠을 설치는 것 같아서 한 쪽으로 경사지게 만들어주었다. 침대 다리 두 개 밑에 비슷한 두께로 두꺼운 책 두 권(평생 안 읽는 <Valuation>이랑 고릿적에 읽었던 <21세기 자본> 껴줌……)을 괴어주었다. 단, 경사가 지면 아기가 잘 바둥거리기 시작할 때부터는 빙글빙글 회전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원래도 회전하면서 세로로 누워있던 아기가 30분만에 가로로 누워있게 되는데, 침대가 기울어지면 더 심해졌다.


 - 머미쿨쿨 베드: 잘 게우는 신생아 때부터 만 1개월 정도까지는 머미쿨쿨 베드를 잘 썼다. 살짝 경사지게 만든 매트리스인데, 이게 없으면 그냥 아기 침대 한 쪽에 두꺼운 책을 괴어주어도 비슷한 효과가 난다. 하지만 머미쿨쿨 베드에는 스트랩이 달려 있어서 아기 허리를 묶어줄 수 있고, 덕분에 아기가 빙글빙글 회전하는 일을 방지할 수 있었다. 기분 탓인지는 몰라도, 살짝 경사지게 해줬더니 아이가 밤에 좀 더 잘 잤던 것 같다.


 - 좁쌀이불: 머미쿨쿨 제품을 구매했다. 맨날 쓰고 있다. 이게 없었으면 아기가 발차기하다가 잠이 다 깼을 것 같다.


 - 짱구베개: 멋진 두상을 위해서 구매했지만, 굳이 따지자면 없어도 상관 없어 보인다. 특히 애들은 좁쌀이불로 눌러두거나 옆잠베개에 끼워두지 않는 이상 굴러다니면서 자기 때문에 때로는 소용없기도 했다.


 - 옆잠베개: 개인적으로는 진작에 당근으로 사왔으면 삶이 더 편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이템. 효과 없는 집도 많다지만, 모든 집이 효과가 없었다면 과연 이렇게 많이 팔렸을까? 그리고 영유아 돌연사 증후군 때문에 ‘등 대고 누워 재우기’를 소아과 학회에서는 권장하는데, 옆잠베개인 만큼 ‘옆’으로 묶어놓고 재우기 때문에 개인적인 경험에서는 그렇게까지 위험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 홈캠: 미리 사서 안방에 1개, 거실에 1개 설치해 두는 게 좋은 것 같다. 처음에는 홈캠 없이 살았더니 아이를 안방 아기침대에 눕히고 나서 문을 닫기가 애매했다. 아무리 아기침대에서는 위험할 일이 없다지만, 적어도 울음소리는 들을 수 있어야 하니까. 그래서 낮잠을 자꾸 거실의 역류 방지 쿠션에서 재웠는데, 그러면 온 집안에서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를 찍으며 조용조용히 지내야 했다. 그러다가 안방에 홈캠 하나를 설치하고 집에 굴러다니던 스마트폰 공기계를 홈캠 머신으로 돌렸더니, 드디어 모두가 평화로워졌다.


나머지 하나는 거실에 설치해두고 요모조모 썼다. 산후도우미분께 아이를 맡기고 잠시 외출 다녀올 때도 한 번씩 들여다보면 불안하지 않았고, 아이가 귀여운 행동을 했을 때 미처 동영상으로 찍지 못했다면 홈캠의 녹화본을 찾을 수도 있었다.



 * 표지사진 출처: Unsplash의 Oyemike Princew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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