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좋아하는 사람들이 회사 곳곳에 숨어 살고 있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한결같이 다들 드러내놓고 살지를 않는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은 암암리에 찾는 수밖에 없다.
“뫄뫄 프로님이 게임 좋아한대요.”
“아 그래요? 땡땡 프로님도 게임 좋아하신댔어요. 애들 때문에 자주 못 해서 그렇지.”
“정말요? 전혀 몰랐어요.”
그런데 어쩌다 보니 가까운 데서 게임 동지를 찾았고, 점심 약속을 잡아 각자의 닌텐도 스위치를 가져오기로 했다. 전날 리마인드 카톡조차 “내일 꼭 챙겨주세요~”가 아니라 “링크여” 한마디면 충분했다. (무슨 뜻인지 모르신다면 <젤다의 전설>을 해보지 않은 것입니다.)
회의실에서 샐러드를 먹으면서 젤다 시리즈의 <왕국의 눈물>을 처음으로 플레이했다. 이것이 바로 유튜브 영상으로만 접했던 ‘왕눈’이구나! 덕분에 레일 드라이브도 하고, 비행기 타고 하늘도 날았다. 왜 내게 “지금 ‘야숨’을 할 때가 아니에요”라고 하셨는지 이해가 됐다. (게임을 안 하시는 독자 분들을 위해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야숨’은 <왕국의 눈물>의 전편이라고 할 수 잇는 <야생의 숨결>입니다.)
젤다 말고도 <컵헤드>나 <태고의 달인>도 하면서 알차게 점심시간을 보냈다. 그 모습이 흥미로워 보이셨는지, 회의실 옆을 우연히 지나던 (구)스위치 유저 한 분도 슬쩍 다가오셨다.
“모여서 게임하는 거야?”
“네. 각자 스위치를 가져왔어요. 프로님도 스위치 하시나요?”
“아니. 난 애들이 이제 안 해서 당근에 내다 팔았어.”
“헉, 스위치를요? 게임은 신작들이 계속 나올 텐데…….”
그런데 <컵헤드>는 정말 그 악명만큼 컨트롤이 어려웠다. 나는 민망할 정도로 계속 초반에 죽었다. 이 정도면 플레이어가 아니라 게임이 이상한 것 아닌가?
“어어, 저 분명 다 맞췄는데 왜 몹이 안 죽죠?”
“아니요. 못 맞췄어요.”
“네? 아닌데, 저 진짜 맞춘 것 같은데…….”
“빼박이에요. 영상에 다 찍혔어요. 증거 자료로 쓰려고 찍은 건 아니지만, 한 번 봐 보실래요?”“음……. 정말 안 맞긴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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