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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맛

by 구의동 에밀리

구내식당 메뉴로 판모밀이 나왔다.

그렇지 않아도 뭔가 깔끔하고 산뜻한 메뉴 없을까 고민 중이었는데, 판모밀이라니. 딱이잖아?!

여름이랑 겨울에는 보글보글 끓이거나 밥 냄새 가득한 식당에 들어서는 일이 부담스럽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찌개 냄새가 착 달라붙을 것만 같고, 겨울에는 껴입은 옷에 밥 냄새가 켜켜이 붙을 것 같다. 막상 먹고 나면 그렇게까지 불쾌하진 않은데, 괜히 기분이 그렇다. 일본에서는 국수 위에 김가루를 뿌려 놓은 버전을 대체로 더 고급으로 쳐준다는데, 구내식당 판모밀이 딱 그렇게 나왔다. 그런 생각을 하며 메밀국수를 먹으니까 왠지 더 맛있었다. 여름의 맛이야!



[ 신간안내 ]

수필집 『돌고 돌아 돈까스』로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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