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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감집 식당

by 구의동 에밀리

“오늘은 대기업 다니는 것 같아.”

오랜만에 구내식당 메뉴가 호화롭게 나왔다!

신기하게도, 같은 계열사라도 구내식당마다 맛이 다 달랐다. 심지어 신입사원 입문 교육 받을 때 갔던 다른 계열사 연수원에서는 식판 모양도 다르게 생겼었다.

입문 교육 마지막에는 전 계열사의 인재 양성 역량을 총동원한(?) 그룹 연수원에 갔었는데, 그곳에서는 신문 기사에서 볼 법한 ‘대기업 급식’ 같은 메뉴들이 나왔다.

연수가 끝나고 부서 배치를 받은 다음에는 본격적으로 본사 구내식당을 갔다. 여기는 메뉴 느낌이 또 달랐다. 뭐랄까? 개인마다 편차는 있겠지만 ‘대기업 급식’ 같다는 느낌은 그다지 음…….

그 후로 2~3년 차였던가? 교육과정으로 회사에서 새로 지은 연수원을 가게 됐다. 그런데 ‘힐링’을 모토로 했는지, 급식실에서 저염식 식단을 추구하는 바람에 일주일 내내 맹맹한 밥을 먹었다.

고등학생 때도 급식 꼬박꼬박 잘 먹었는데, 이번에는 나도 조금 어려웠다. 교육이 끝나자마자 집 근처 식당에 가서 양념갈비를 한참 먹었다. 다행히 지금은 저염식 모토가 사라졌다고 들었다.

아무튼 요즘에는 회사 구내식당을 애용하고 있다. 일단 저렴한 데다 메뉴 고민할 필요도 없어서 마음이 편하다. 게다가 코로나가 끝나니까 추가 배식 반찬도 부활했고, 투명 칸막이도 다 사라져서 사람들이랑 같이 밥 먹으면서 얘기하기도 좋아졌다.그래도 가끔은 이렇게 대기업 식단처럼 나오면 기분이 좋다. 대기업 다니면서 ‘대기업처럼’이라고 하니 좀 이상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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