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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꾸미는 단백질이라 괜찮아

by 구의동 에밀리

다이어터를 만났다.

나까지 세 명이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그중 한 명이 다이어터였다. 탄수화물과 튀김을 못 먹는 모습을 보니 작년에 다이어트하던 시절이 아련하게 떠올랐다.

“그럼, 주꾸미는 어때?”

“오, 좋은데요?”

“예전에 PT쌤도 아귀찜 같은 건 단백질이라서 괜찮다고 하셨어. 물론 좀 한숨 쉬시는 것 같았지만.”

카레 집이 없어진 자리에 새로 들어온 주꾸미 집을 향했다. 시설도 깨끗하고 직원분들도 친절하셨다. 무엇보다 아직 웨이팅이 없어서 편했다.

“근데 정말 바디프로필 같은 건 안 찍는 거야?”

“네. 그래서인지 살이 잘 안 빠져요.”

“그래도 대단하다아. 나는 바프라는 목표를 안 걸어뒀으면 절대 다이어트 그렇게 못 했을 거야.”

“다행히 원래 먹는 걸 막 좋아하고 그런 편은 아니었어서 할 만해요.“

생각해 보면 운동은 건강을 위해서 하는 건데, 바프 같은 목적이 없으면 식습관이나 운동이 쉽게 풀어지는 것 같다. 튀긴 요리에 관대해지고, 근력이나 유산소 운동도 설렁설렁하게 되고그래도 임신 16주까지는 좀 조심하는 게 좋다고 다들 그러니까, 운동에 있어서는 정당하게 유예를 받은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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