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붕어빵의 계절이 왔다!
바깥에서 점심을 먹고 나면 꼭 커피를 한 잔씩 사서 사무실로 돌아온다. 그러지 않으면 뭔가 제대로 된 식사가 끝나지 않은 기분이다. 집에서는 밥 먹고 후식을 안 먹는 때가 훨씬 많은데, 생각해 보면 희한하긴 하다.
평소에 자주 가던 카페를 갔는데 웬일로 붕어빵이 신메뉴로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다. 그것도 ‘붕어팥’, ‘붕어슈’라는 귀여운 이름이었다. 안 그래도 스터디그룹 사람들이 다들 붕어빵을 좋아해서 자꾸 생각이 나던 차였기에 지나칠 수가 없었다.
“저는 붕어팥 먹을게요.”
“커피는 안 드시구요?”
“네. 이게 더 맛있을 것 같아요.”
2,200원에 붕어빵 두 개가 들어 있었다. 따끈따끈했다. 올겨울 첫 팥붕이라니!
길거리에서 파는 붕어빵보다 어딘가 좀 멀끔해 보이는 모양새였다. 붕어빵이라면 으레 테두리에 반죽만 눌려서 모나카처럼 바삭한 부분도 있고, 배 쪽은 반죽이 너무 부족해서 팥이 투명하게 보이려고 하고, 막 그래야 진짜 제대로 된 붕어빵 느낌인데. 그래도 스트릿 출신보다 훨씬 위생적으로는 좋겠거니 싶어서 믿음이 갔다.한편으로는 붕어빵을 머리부터 먹으면 사이코패스(?)라던 심리테스트 결과가 떠올랐다. 그렇지만 솔직히, 굳이 중앙의 등지느러미부터 먹는다거나, 아니면 팥소 뜨거워 죽겠는데 머리를 붙잡고 밀가루 반죽으로만 된 꼬리부터 먹는 쪽이 더 이상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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