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메뉴를 정할 때면 늘 고민이다.
서로 먼저 “드시고 싶은 메뉴 있으세요?”라고 물어본다. 이때, 그 말에 담긴 속뜻을 잘 추리해야 한다.
‘진짜로 내가 먹고 싶은 메뉴를 묻는 질문일까?’
‘원래 드시고 싶은 메뉴가 있는데, 예의상 한 번 물어보시는 걸까?’
‘메뉴 고르기란 늘 머리 아픈 법이니, 내가 속 시원하게 정해 드리기를 바라시는 걸까?’
한술 더 떠서, 소심쟁이는 스스로에게도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나는 뭘 먹고 싶은가?’
‘먹고 싶은 정도가 얼마나 강한가?’
‘상대방이 내심 희망하는 메뉴를 살짝 억누르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제안해 보고 싶을 정도인가?’
하루는 일본 요리가 땡겼다. 오전에 <텐동의 사연과 나폴리탄의 비밀>이라는 책을 읽은 탓이었다. 일본의 지역별 라멘을 소개하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라멘이 먹고 싶어졌다.라멘 먹고 싶다고 했는데, 받아주셔서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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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집 『돌고 돌아 돈까스』로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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