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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심어린 로레인 Jul 27. 2021

세상에 나의 빅팬이 둘이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자신감을 엄마가 만들어주듯, 
아이의 말에 엄마의 마음도 오르락내리락한다.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쓰러지듯 잠들 땐 모르지만, 한 번씩 사진첩을 넘겨보면 훌쩍 자란 아이 모습처럼 엄마로서 나도 한층 성장한 느낌이다. 엄마로 사는 것이 항상 좋을 수는 없기에, 때론 역할이 버겁기도 하고 아무도 내 맘을 몰라주는 거 같아 속상함에 눈물을 펑펑 쏟기도 한다. 그런 숱한 상황 속에서도 아이는 꿋꿋한 해바라기처럼 엄마에게 환한 미소와 애정을 보여준다.


하루는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동화책을 받아왔다. 예전에 내가 만든 동화책과 동일한 주제로 만들어진 책이었다. “우와, 이 책도 재미있겠다. 엄마가 만든 책처럼 같은 주제로 만들어졌네? 네가 읽어볼 때는 어떤 책이 더 재미있는 거 같아?” 속으로 아이가 어떤 답을 하더라도 상처 받지 말자 다짐하며 조심스레 물어봤는데, 아이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엄마가 만든 거! 엄마께 최고 재미있어”라고 답해준다.


또 어떤 날은 아이가 좋아하는 어묵과 미역줄기, 계란을 듬뿍 넣어 김밥을 말아줬더니, 하나 입에 물고는 뭉개진 발음으로 “엄마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게 요리하는 요리사야! 엄마가 해준 게 최고로 맛있어! 그다음은 아빠가 해준 게 맛있고”라고 쌍쌍으뜸을 날려주었다. 언제 저렇게 스위트한 면이 많아졌지? 퇴근 후 아이가 좋아하는 메뉴를 생각해 저녁을 준비하는 건, 아이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뿐 아니라 지친 나를 다시 힘나게 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아이의 미소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 외부공연팀이 공연을 왔다고 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음악을 즐겁게 감상했을 거라 생각에 “오늘 공연에서 어떤 연주를 들었어?” 물어보니,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동물 음악이었어~”라고 설명해주면서 예전에 엄마가 기획한 동화콘서트를 먼저 떠올렸다. “예전에 엄마가 내가 달님반이었을 때 물고기 동화 이야기해줬잖아~ 나는 그게 진짜 재밌었다! 엄마, 또 해주면 안 돼?” 아이의 말에 핑… 눈물이 고였다.


아이들은 하늘이 보내준 엄마의 빅 팬임이 틀림없다.


아이가 태어난 후에도 엄마인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놓지 않았을 뿐인데, 아이는 엄마가 만든 아웃풋이나, 일의 단편들을 보며 엄마를 이해하고, 엄마를 자랑스러워하고 있었다. 사뭇 아이와 호흡할 수 있는 일들을 해온 것에 감사함을 느꼈다. 팬심으로 가득 찬 아이의 열광 어린 칭찬을 들을 때면, 나는 아이에게 이렇게 답한다.


“엄마한테 그렇게 표현해줘서 정말 고마워!
- 엄마는 그럼 더 맛있는 요리를 해주고 싶어져~
- 다음에 더 재미있는 동화책을 만들어 볼게!
- 네가 또 즐거워할 수 있는 공연을 기획해볼게~

시간이 많이 걸릴 수는 있지만, 엄마는 단이한테 약속을 꼭 지키는 사람이잖아!”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에서 남자 주인공의 고백 멘트가 떠오른다. “당신이 나를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했어.”처럼 비록 부족함이 많은 엄마지만, 아이가 해주는 말의 힘으로 더 멋진 엄마가 되고 싶어 진다. 아이에게 넘치는 사랑을 주는 엄마가 되고 싶고, 행복한 추억을 많이 쌓아주는 엄마가 되고 싶다. 불가능한 일도 가능하게 만들고 싶은 슈퍼우먼이 되고 싶다.


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om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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