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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ypho Jun 12. 2024

# 84. Work Ethic

101번 글쓰기

# 직업 값어치의 기준

단순한 업무를 행하는 직업이 있고,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는 직업이 있다. 보통 복잡한 업무를 하는 사람의 시장 가치를 더 쳐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이 복잡한 전문직들이 고임금을 받는다. 임금 외에 기준으로 직업에 대해 고민해 적 있는가.


얼마 전 와이프가 조리원에서 산후조리를 했다. 나는 집에서 출퇴근을 했고, 퇴근하면 조리원에 들러 와이프 상태의 대화상대가 되어 주었다. 그러다가 와이프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와이프 曰
"오전에 계시는 분들은 뭔가 우리 애기한테 더 관심이 많은 것 같아. 뭘 여쭤 보면 되게 디테일하게 말씀 해주시거든. 근데 오후에 계신 분들은 그냥 다른 애들이랑 똑같이 우리 애를 보는 것 같아. 뭔가 불만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 애 한테 누구는 관심이 있고, 누구는 없는게 뭔가 그렇네."


여기에 덛붙여

"근데 확실히 오전에 계시는 분들은 진짜 애기를 좋아하시는 것 같아. 내가 애기를 신생아실에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올 때도 보면 오전에 계신 분들은 애기들 보는 눈빛이 달라. 정말 애기를 좋아서 하시는 것 같아."


본인이 하고 있는 일을 정말 좋아서 하고 있는가. 월급이 주는 효능감 보다 본인의 만족감이 더 큰가.

고민해 본 적 있는가.


# 업애정도

업애정도라는 개념이 있다면 나의 수치는 10점 척도에 8점 정도 될 것 같다. 전공이 직업이 된 것도 크지만 내가 하는 광고기획일 자체가 항상 새로운 미션, 새로운 제작물이 있어야 한다. 그 과정에 일정 역할을 하는 것은 언제나 셀레는 시간이다.


내가 2년 차 때 내 사수가 이런 질문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 사수는 그 때 5년차 였다.

"너는 이 일이 재밌니? 나는 이제 애정이 식었나봐. 뭔가 애정이 식은 것 같아. 얼른 다른 사이드로 가야지."


이 이야기를 한 사수는 현재도 같은 업계에 있긴 하지만 종종 만났을 때도 업에 대한 애정이 되살아 났다고 이야기 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이 업계에서 업을 유지 하고 있다.


# 문득 '업'에 대해

갑자기 '업' 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는 까닭은 내가 최근에 휴직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이 일을 좋아하고, 앞으로도 계속할 생각이지만 휴직을 통해 업을 리프레쉬할 기회를 만들었다. 나 나름대로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놓지 않고,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와이프가 이야기 해줬던 산후조리원 오전타임 여사님들의 태도일 것이다. 그 분들의 업에 대한 태도를 눈 여겨 볼 수 있는 관찰. 그 태도를 본받고자 하는 또 하나의 직업인임을 휴직 중에도 기억해 보려고 한다.


직업의 값어치를 연봉이라는 최대 가치로 판가름 할 수도 있겠지만, 그 외에 업에 대한 태도. 어찌 보면 '업'에 대한 나의 만족도도 큰 가치로 둬야 하지 않을까. 결국 그것이 있어야 '업'을 장수할 수 있는 것 아닐까를 생각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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