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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황금똥을 기다린다.

힘 내! 우리 아들 . 잘하고 있어

  누군가 그랬지 자식의 똥은 향기롭다고. 그건 오답이다.  아가도 사람이니까 향기롭지 않다. 변을 치우고 기저귀를 갈아주는 일은 시각과 후각을 희생해야 하면서 움직이는 아가에게 변을 묻히지 않기 위해 초스피드가 필요한 일이다. 그래서 가끔은 신랑과 서로 미루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쨌든 오늘도, 아니 매일매일 황금똥을 제발 쌌으면 좋겠다.


  사실 나는 내 변도 잘 보지 않는다. 변을 보고 건강을 체크한다고 하는데, 나는 사실 내 변도 눈으로 본 적이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냄새가 고약한 그 변기 속 변을 볼 자신이 없다. 그래서 나는 임신을 했을 때, 과연 아가의 똥기저귀를 갈 수 있을까 의문이었다. 심지어 볼일 후 자신의 변 상태를 확인하는 나의 신랑 역시도 과자신이 똥기저귀를 잘 갈아줄 수 있을까가 의문이었다. 그런 우리에게 언니네 부부는 현실적으로 말했다.  


"자기 자식 똥기저귀는 갈 수 있어. 아니 갈아야지 너희가 안 하면 누가 하냐?"


  그 첫날이 왔다. 조리원에서 유축한 모유를 먹이고 있는 데 아들에게서 큰 방귀소리와 기저귀에서 냄새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당황스러웠다. 이건 200프로 대변인데. 아가는 계속 울어댔다. 아가를 안고 수유실 한편에 마련된 기저귀실로 갔다. 언니가 조카의 기저귀를 갈던 모습을 생각하며 할 수 있다고 마음을 먹고 기저귀를 열었는데, 대변이 가득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리가 하얘졌다. 한쪽에 있는 물티슈로 닦아야 할거 같아 몸에 묻어있는 변을 일단 막 닦았다. 물티슈를 버리고 분명 기저귀를 동그랗게 말았던 거 같은데. 말아봤지만 그 동그랗지 않았다. 하지만 빨리 치워주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그냥 최대한 변이 안 보이게 버리고 새 기저귀를 채워줬다. 처음 갈아준 기저귀가 똥기저귀라니. 나름 의기양양하게 신랑에게 전화로 이 엄청난 사실을 알려줬다.


"내가 오늘 우리 아들 똥기저귀 갈아줬다. 할 수 있어"


  조리원을 나와 3,4주에는 아들은 하루에 2번씩 기저귀 가득 변을 봤다. 한 번은 황금변을, 한 번은 녹변을 보곤 했지만 거의 황금변이었다. 문제는 5주 차부터였다. 하루에 한 번 아님 이틀에 한번 녹변을 보기 시작했다. 갑자기 변을 보는 횟수가 줄고, 변의 색이 바뀌자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4주 차를 중심으로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생각하기로 했다. 생각해보니 4주 차를 기점으로 '단유'라는큰 사건이 있음을 인지했다. 처음에는 매일 3,4시간마다 60~100을 유축하던 나는 점점 그 횟수와 양이 줄더니 스스로 단유가 됐다.  


  5주 차부터 분유만을 먹여서 그런가 라고 인지한 나는 그때부터 분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조리원을 나와 조리원에서 먹던 분유를 먹이다가 유산균이 있다는 수입 분유를 추천받아 먹이고 있었다. 하지만 유산균이 있긴 한건지 의심이 들었다. 아들을 시간이 지날수록 얼굴이 새 빨개져서 변을 보기 시작했고, 횟수는 1일 1 변 또는 2일 1 변, 그리고 녹변이었다. 심지어 자신의 성에 안차면 울기까지 했다. 변을 다보고 나면 시원한지 웃긴하지만 변을 보는 동안 마음대로 되지 않는지 우는 걸 보면 안타깝고 미안하다. 그래서 분유를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지금은 유산균 수입 분유에서 다른 분유로 적응기간인 1주일이 지나, 이제 완전히 바꾼 지 하루가 됐다. 그래도 요즘은 거의 1일 한번 변을 보고 어제 처음으로 황금변을 보아서 너무 신이 나 신랑에게 알려줬다. 하지만 아직도 변을 볼 때 얼굴이 상기돼서 힘들어 울고 있는 아들을 볼 때면 마음이 아프다. 이 작은 몸으로 얼마나 힘들까? 그래서 변을 볼 때면 항상 배를 문질러 주고 손을 잡아주면서 말한다.


힘내. 우리아들 괜찮아~잘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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