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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스케줄은 매일 수정 중

힘들지만, 아주 열심히 가족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신랑은 저녁 7시에7시 반 사이에 퇴근하고,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일은 한다. 양가 모두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고, 친정엄마는 시간이 되면 토요일에 오시겠다고 하셨다. 덕분에 나의 육아 스케줄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꽉 차있다. 친구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완전 독박 육아이다. 그래서 아이를 임신했을 때부터, 신랑은 병원과 조리원 한 달, 산후도우미를 한 달을 쓰길 원했다. 하지만, 내가 육아휴직을 하면서 외벌이가 되기에, 그 비용은 너무 크다고 생각됐고, 아가 한 명을 돌보면 되니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병원과 조리원 2주, 산후도우미 2주를 해서 총 한 달을 보냈다.

     

 독박 육아가 시작될 5주 차가 너무 걱정이었던 신랑은 그전부터 육아 스케줄을 짜자고 했다. 상의한 결과 저녁 8시에 내가 안방으로 육아 퇴근을 하고, 신랑은 다음날 아침 출근을 해야 하니 새벽 한 시부터 안방에서 다시 육아 출근을 하기로 했다. 19시간의 육아지만, 아가가 잘 때 자면 되니깐 괜찮다고 생각했다. 토요일은 8시부터 일요일 8시까지는 육아를 쉬는 걸로 이야기했다. 그리고서 3,4주 차에 육아 스케줄을 시뮬레이션해 봤다. 도우미 이모가 6시에 가시면 신랑이 올 때까지 아가를 돌봤다. 신랑이 도착해서 씻고 식사를 하고 나면, 육아 퇴근을 했다. 새벽 1시에 일어나 출근을 해, 2시간마다 일어나서 아가가 깰 때 같이 일어나 밥을 먹이고 트림을 시켰다. 아가가 깊이 자줄 때면 그나마 조금 더 잠을 잘 수 있었다. 도우미 이모가 오시는 9시까지 아가를 보느라 힘들었지만 그래도 할 만했다. 육아 스케줄은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5주 차가 접어들자, 육아 스케줄은 매일 수정되었다. 아가는 성장 급등기에 접어들면서 안고 잠이 들어서 내려놓으면 일어났고, 심지어 잠투정까지 심해져서 아가를 안고 있는 순간이 대부분이었다. 원래는 도우미 이모님처럼 청소를 하고 요리를 하며 아가를 볼 생각이었지만, 아가를 돌보는 데 시간을 모두 써야 했다. 맞다. 이모님은 이게 직업인 전문가라는 사실 간과했다. 신랑이 8시에 육아 퇴근을 시켜주면, 그때부터 집안일을 출근하게 되었다. 저녁식사, 빨래, 설거지 등을 하다 보면 금방 10시가 되었고 나는 2시간 늦게서야 온전한 퇴근을 할 수 있었다.  그것도 잠시, 10시의 퇴근도 쉽지 않았다. 3,4주 차에 아가와 잘 놀던 신랑 역시, 아가의 성장 급등기에 당황해했다. 분유를 먹이고, 또 먹이 고를 반복하고, 그래도 계속 보채는 아가를 데리고 나에게 오곤 했다.     


“자기야, 아까 밥 줬는데 울어, 또 줘야 해?”

“계속 우는데 어쩌지?. 아픈 걸까?”     


  결국 나와 신랑은 아가를 서로 돌아가며 안아 달래고, 우는 원인을 찾아갔고, 잠이 들어서야 퇴근할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신랑은 조금씩 스스로 아가를 달래려고 노력하면서 육아퇴근을 지켜주려고 노력했다. 그래도 아가가 너무 울어댈 때면 안방으로 퇴근했지만 스스로 다시 출근해 신랑과 같이 아가를 계속 달랬다. 예정되었던 육아 스케줄은 매일매일 수정되었다.


그렇게 한참을 달래다가 자는 아가를 보면서 우리는 신랑과 나, 아가에게 고생했다며 서로를 토닥였다. 


생각해보면, 이 육아에서 가장 힘든 건 우리가 아니라 아가였다. 세상에 태어나서, 병원에, 산후조리원에서 주로 간호사와 집으로 와서는 2주간은 낮에는 이모님이랑 같이, 전문가들과 있었다. 그러다가 5주 차가 되면서 성장급등기와 동시에 온전히 모든 게 처음인 초보 엄마와 아빠랑 같이 생활하면서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6,7주 차, 시간이 지나가면서 나는 아가의 모습을 보면서 아가의 행동과 시간 패턴에 익숙해져 갔다. 아가의 표정과 소리를 들으면서, 완벽하지는 않지만 아가가 원하는 행동을 하려고 나름대로 노력했다. 품에서 자는 아가 덕에 소파에서 같이 안고 자는 스킬이 늘어났다. 그리고 신랑은 아가와 지내는 법을 자신 나름의 방법대로 터득해나갔다. 나와 다르게 아가를 안고 잠을 잤고, 아가와의 목욕을 도맡아 하면서 아가와 점점 친밀감을 쌓아갔다. 아가도 그런 아빠와 맞춰가면서 아빠의 품에서 깊게 잠이 들어갔다. 어느 순간부터 아가도 아빠와 엄마의 표정과 행동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웃으면 같이 웃고, 우리가 식사를 할때면 옆에서 입을 벌리는 등 다양한 반응을 했다.

      

아가의 몸무게에 늘어가면서 우는 소리도 커지고, 움직임도 커져가고 있다. 성장급등기가 빈번하게 오면서 아가는 안고 달래는 데 많이 힘들다. 하지만 부모가 처음인 우리와 세상이 처음인 아가는 서로에게 자신의 방식으로 적응해나가고 있다.


그렇게 우리는 힘들지만, 열심히 가족이 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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