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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현 Oct 22. 2023

08. 당신은 최근 즐거운 설렘을 느낀 적이 있나요?

공항으로 떠나기

당신이 마지막으로 순수하게 즐거운 설렘을 느낀 적은 언제인가요?


흔히 "소풍 가기 전날"이라는 표현을 쓴다.

정말 순수하게 즐거움으로만 가득 찬 설렘.

두근두근 어서 내일이 왔으면 하는 바람.

다른 근심걱정 따윈 없고 오로지 현재의 즐거움으로만 가득 찬 행복.

기대감으로 부푼 마음.

어떻게 될까?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는 걱정은 내버려 둔 채

발을 동동거릴 그런 설렘.


당신은 이런 감정을 마지막으로 느껴본 적이 언제인가요?



성인이 되어서

아마도 이런 설렘을 느끼는 순간은

"공항 가는 길"이다.


어설프든, 부족하든, 계획은 일단 세웠고,

무언가를 빠트렸든, 잊어버렸든 짐은 모두 쌌고,

어떻게 되든 숙소는 전부 예약했고,

일부 금액은 현금으로 나머지는 카드로 금전적 계획도 끝이 났고.

어쨌든 다 되었고,

아무튼

공항으로 향하는 그 길.


나는 그때 그 길이 가장 설렌다.


버스 창 밖으로 쏟아지는 햇빛을 감상하며,

휙휙 지나치는 도시의 풍경을 보고 있다 보면 어느새 건물들은 서서히 사라지고, 자연으로 바뀌어간다.

다리를 건너고 바다를 지나다 보면 

인천공항 도착.


아무 생각도 없이,

멍하니 차창을 바라보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이 시간이 나는 가장 설렌다.


공기부터 다른.

순수한 설렘이 부유하는 곳.

공항.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굳이 외국에 출국할 일이 없어도 인천공항에 가기도 한다.

나도 아마 인천공항이 멀지 않았더라면,

그런 사람들 중 하나이지 않을까?


인천공항이 멀지 않다면,

스트레스가 잔뜩 쌓인 어느 날엔

이어폰하나 끼고

인천공항으로 휙. 떠나 

여행 가는 기분을 느끼고 공항을 여기저기 기웃대다 올 것 같다.


공항에 가는 길 만으로도

떠나지 않더라도

그 설렘은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스트레스는 사라지고

슬며시 미소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설렘의 길 끝에 유럽으로 떠날 수 있는

우리나라의 관문인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당신은,
이런 공항같은 길과 같은
설렘을 느낀 적이. 언제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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