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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라] 제주도살이 준비하기 1

숙소 알아보기.

by 조현

당신이 당장

제주도로 가서 두 달간 살아야 한다면,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숙소를 알아보고, 제주에서 이용할 자동차를 고민하고, 제주도까지 떠날 교통편을 알아보고, 짐을 싸야 한다.


1. 숙소 알아보기
2. 자동차는 어쩌지?
3. 교통편 예약하기
4. 짐 싸기, 보내기


큰 틀로 보면 이 네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



이번 글은 그 첫 번째, '숙소 알아보기'에 대한 경험이다.


<정보 위주의 글이니 참고 부탁드려요!>


아마도 '준비하기'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

숙소이다.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 할 때 숙소를 알아보는 방법은 다양하게 있다.


아날로그 방식으로 직접 알아보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도시처럼 살고 싶은 곳 근처 부동산에 가서 알아보는 방법은 추천하지 않는다. (눈앞에 보이는 부동산에 그냥 가는 방법은 추천하지 않는 것! 일 년 살이, 한 달 살이 전문으로 하는 부동산도 따로 있으니 미리 예약 후 이용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실제로 집을 알아보기 전 여행하다가 보이는 근처 부동산에 가서 여쭤본 적이 있다. 부동산 아저씨도 이렇게 알아보는 사람은 잘 없다고 하셨다. 대부분 집주인이 근처에 거주하지 않는다. 많은 경우 집주인은 육지나 시에 거주한다. 그러다 보니 집을 미리 보기도 어렵고, 정보도 한정적이다. 이 넓은 제주에서, 이쪽 동네 한 부분에 관한 것만 부동산은 알고 계시는 경우가 많다. 검색하다 보면 단기나 일 년 살기를 전문으로 하는 부동산들도 있는 것 같았다. 그 역시 검색을 통해 부동산과 미리 연락할 것. 직접 눈앞에 보이는 부동산으로 가보면 허탕 칠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방법은 인터넷이다.


우리는 숙소 알아보는데 부모님과 나, 셋이서 눈이 빠지도록 인터넷을 뒤지고 또 뒤졌다.

나는 노트북을 들고, 부모님은 스마트폰을 들고 몇 날 며칠을 찾고 또 찾았다.

인터넷에는 '숙소'를 찾을 수 있는 방법들이 다양하게 있다.


1. 오일장 신문

우린 타지에서 살다 제주도에 정착하신 분들께 여쭤보았다.

"집은 어디서 구했어?"

그러자 이 신문을 다들 언급하셨다.


도시와는 달리 신문이 널리 통용되고 있었다. 부동산 정보도 많고 년, 월세 살이 관련 정보가 따로 있다. 포스팅을 보고 주인과 직접 연락하거나 부동산과 연락하는 방식이다. 매물도 많기는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아파트, 타운하우스의 일 년 살이에 관한 정보가 훨씬 많았다. 그런데 뭔가 보기가 어렵게 되어있다. 일일이 집을 클릭해서 들어가 봐야 하고 가격비교나 지도상 위치를 일일이 찾아보아야 한다.



2. 인터넷 카페

인터넷에는 제주도 한 달 살기에 관한 카페가 여럿 있다.

그중 몇 군데 카페에 가입했다. 숙소가 소개된 글을 읽을 수도 있고, 직접글을 올릴 수도 있다. 원하는 집, 원하는 스타일, 위치등을 올려두면 댓글이 달리거나 쪽지가 온다.

난 대표적인 카페에 원하는 조건을 작성하여 글을 올려놓았다. 연락도 꽤 자주 오고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매우 유용했다. 집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보들도 많다. 다만, 원하는 집과 위치, 꼭 필요한 부분을 올려두었는데도, 무시하고 조건에 맞지 않는 집들도 광고성으로 엄청 온다는 건 단점이었다.

그리고 카페 보다 보면 모두들 눈치채겠지만, 반복적으로 올라오는 집들이 꽤 있다. 하지만 저렴하게 구할 수 있고 주인과 직접 연락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3. 리브애니웨어, 미스터맨션과 같은 전문 사이트 이용하기

나도 제주도 집을 단기로 구하며 이 두 사이트를 처음 알았다.

리브애니웨어, 미스터맨션이라는 두 사이트는 에어비앤비와 비슷한 시스템으로 이루어진 플랫폼이다.

제주도뿐만 아니라 전국에 단기 살기, 스테이와 같은 형태에 특화된 사이트이다. 한 달과 같은 단기 살기에 적합하고, 사진도 자세히 나와있어 보기에 좋다.

우리 가족이 가장 많이 들어갔던 두 사이트이다. 마음에 드는 집이 있으면 무조건 저장해 두고, 하나씩 쳐나가는 방식으로 지웠다. 숙소들이 다양하게 정말 많다. 내가 살았던 숙소를 제외하고도, 마음에 들어 아직도 저장된 집들이 있을 정도.

가격이 다양하고 예약 가능한 날짜도 미리 나와있어서 좋다. 단, 직접 주인과 연락할 수가 없어서 미리 가보거나, 세부 내용을 물어보기는 어렵다. 사이트에서 계약이 체결되기 전까진 주인과 직접 연락할 수가 없다. 또한 정확한 세부주소도 나오지 않는다. 이것들은 꽤 큰 단점. 어디에 있는지는 알아야 한 달, 두 달을 살 텐데.



4. 지도 훑기

딱 내조건에 맞는 집이 없다 보니 네이버지도 어플을 켜두고 무조건 지도에 나온 집들 다 검색해 보았다.

예쁜 집 많더라. 근데 이건 한계가 있다. 엄청 열심히 한 시간을 넘게 봤는데도 아직 한 동네도 다 못 본 경우가 허다해 포기했다.



5. 무작정 검색하기

의외로 우리가 집을 구하게 된 방식이었다.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집들도 많다 보니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검색사이트에서 그냥 검색했다.

위의 네 가지 방법을 하면서 동시에 한 방법이다. 키워드를 자꾸 바꿔가며 검색했다.

아마도 제주도 한 달 살기 집으로 검색되는 모든 사이트는 전부 들어가 본 듯하다. 광고를 한 집이나, 나오는 집이 반복되어 나오는 건 단점이나, 주인과 직접 연락해 볼 수 있고, 위치를 정확히 확인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블로그 등의 후기를 볼 수 있어서 사진이나 정보 등을 얻기도 쉽다.




단, 에어비앤비는 처음부터 배제했었다. 하루 이틀 단기가 많은 데다가 불법이네 어쩌네 시끄러웠던 시기였기에.




숙소 찾기 과정에서 보면

'주인과 직접 연락이 되는가?'를 꽤나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계약 전에 직접 가보기 위함"이었다.

실제 리스트에 두세 군데를 놓고 집을 계약하기 전, 부모님이 1박 2일로 직접 제주도로 가서 집을 보셨다. 오로지 두 달 살, 집만 보러. 제주도에 일하듯 가셨다.




그렇다면 인터넷에도 잘 나와있는데

왜 제주도 집을 구할 때 미리 직접 가봐야 할까?




첫 번째로, 실제 뷰 확인.

우린 꼭 오션 뷰이어야 했다. 동생이 바다를 보는 걸 매우 좋아한다. 제주도 여행을 갈 때마다 가는 리조트가 있는데, 오션뷰를 꼭 예약한다. 여러 날 갈 때면 미리 예약하고 또 부탁드린다. 오션뷰 중에서도 바다 잘 보이는 곳으로. (휘모 랜드에 김 모 매니저님 항상 감사합니다.^^;;)

동생은 제주도에 가면 가만히 바다를 바라보고 있곤 한다.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가 서서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다 말한다.

"바다!"

보기만 해도 좋다는데 꼭 오션뷰로 가야지.


제주도에서 집을 구하다 보면 다들 오션뷰라고 한다.

거기에 속지 말 것.

오션이 아주 아스라~히 보이는 집도 오션뷰로 되어있다. 그렇게 따지면 제주도는 거의 웬만하면 다 오션뷰다.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바다가 잘 보이는가.

의외로 제주도에 한 달 살이 하는 집들은 바다 아주가까이에 있지는 않다. 아니 아주 가까이에 있을 수 없다. 바람이 세서, 눈앞에 파도가 있을 만큼, 바다가 가까이 있는 집들은 많지 않다. 그리고 그런 위치엔 웬만하면 리조트나 호텔이 있다. 아니면 카페. 적당히 바다가 보이는지 확인하기 위해 직접 가봐야 했다.



두 번째로 냄새 확인.

제주도 숙소를 잘 못 구하면 두 가지 냄새 중 하나에 당첨될 수 있다고 한다.

하나는 축사 옆 냄새, 또 다른 하나는 양식장 옆 냄새.

한 달 살기 후기들을 찾다 보면, 간혹 냄새 때문에 힘들었다는 글들을 볼 수 있다.

제주도는 산중턱에 의외로 축사들이 많다. 그렇게 많은 식당의 제주 흑돼지를 키우려면 당연할지도. 지도상 축사가 멀리 떨어져 있다 해도 냄새가 날 수 있다. 그러니 꼭 직접 확인해야 한다.

또 하나는 제주도의 한가한 해안가에는 의외로 양식장들이 많이 있다. 돔과 같은 생선을 키우고 가공하는 양식장. 그런 양식장 옆에도 냄새가 난다. 양식장 근처엔 새들이 굉장히 많이 날아든다. 또, 생선들도 꽤나 모여든다. 새나, 생선은 멀리 있을 때 아름답다.


우리 집은 반려 동물이 없으나, 요즘 시대의 특성상 반려동물과 같이 묵을 수 있는 숙소들이 많다.

이런 숙소들도 아무리 청소를 하고 닦는다 해도 냄새가 날 수밖에 없다.

(참고로 그러한 이유로 반려동물과 같이 갈 수 있는 숙소들은 배제했다.)



마지막으로 위치확인.

제주도에서 "차로 10분"은 도시에서 차로 10분과 굉장한 차이가 있다.

제주도에선 차로 10분만 산 위, 중산간으로 올라가도 매우 깜깜하고 무서워진다. 그리고 제주도의 밤엔 동물들이 많다. 나머지 조건들이 다 좋아 오션뷰를 포기하고도 마음에 들어, 부모님이 집 보러 갈 때 직접 가보신 곳이 있었다. 밑, 중심가에서 차로 15분 거리라는 위치의 타운하우스였다. 그리고 그곳에 해 질 무렵 도착하신 엄마가 바로 전화 오셨다.

"여긴 안돼. 그 집 빼곤 깜깜하니, 들개도 다니고, 해만 지면 무서워서 집밖으로는 한 발짝도 못 나오겠어!"




나보다 앞서 일년살이 했던 친구는 말했었다.

숙소를 구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주변에 병원이 있는가? 편의 시설이 있는가?"라고.

그리고 당부했다.

"웬만하면, 제주시나 서귀포시에서 많이 벗어나지 마.

아이가 아픈 데 갈 수 있는 병원이 너무 멀어서 힘들었어.

난 다시 간다면 '시'로 갈 것 같아. "





마지막으로,

제주도는 특이하게 연세살이라는 것이 있다. 1년 단위로 사는 것을 의미한다. 연세살이에는 보증금이 크게 있다. 우린 한 달, 두 달 살이이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보증금과 관련하여 금융사고도 빈번하게 일어나니 미리 잘 알아봐야 한다.



그렇게 찾은 우리의 숙소


다양한 조건들을 생각하고 고민했다.


한 달간의 눈이 빠질뻔한 노력의 결과로

정말 힘들고 어렵게 우린 우리의 멋진 집을 찾았다!


<우리의 집은 <6.>에서 따로 소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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