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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브리치 Mar 19. 2024

이어폰을 낀 노란바지의 Donna

사진에세이 #01. 무엇으로 채워갈지

< 무엇으로 채워갈지 >, Torino ,  Italy (2019)


누구나 그렇겠지만 어릴적부터 저는 항상 자유롭고 여유로운 미래에 대해 꿈꾸고 살아왔기 때문인지 외국 여행을 가면 멋지게 나이가 드신 신사분, 여성분들의 모습을 자주 찍게 됩니다.


밑도 끝도 없이 그저 '나도 저렇게 나이들고 싶다.' 라는 생각으로요. 그들의 사연은 전혀 모른채 말이죠.


한 손을 주머니에 꽂고 줄이 긴 이어폰을 낀 노오란 바지를 입고 머리가 새하얀 연세가 곱게 드신 여성분을 보고 든 생각은 그랬습니다.


정말 찰나의 순간에 찍힌 사진입니다만, 저는 왠지 모르게 알고 있던 것 같습니다. 적지만은 않아보이는 연세에 굽지 않은 곧은 자세로, 굽이 약간 있는 웨지힐을 신고,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보폭을 넓혀 걸을 수 있다는 것은 저 여성분의 여태까지의 삶을 보여준다고 생각했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굉장히 건강하고, 고상하고, 여유로운 마음 가짐으로 살아왔을, 살아가실 것이라는 걸요.  


지금부터 건강한 마음 가짐과 좋은 태도로 하루 하루를 보내지 않으면, 나이가 들었을 때 저런 모습은 내게서 찾아볼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린 시절은  어린 시절로 남겨두고선, 앞으로의 내 얼굴과 모습에 책임을 져야할 나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리고 내일은 또 어떤 건강한 것들로 채워갈지 궁리를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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