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오갔던 건 잠깐이었다.
하지만 남은 감정은 오래도록 마음속에 머물렀다.
그날, 우리는 사소한 일로 다투었다.
처음에는 목소리를 낮췄지만,
곧 서로의 말끝이 거칠어졌고,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둔 서운함까지 터져 나왔다.
나는 너의 말에 상처를 받았고,
너는 나의 말에 벽을 세웠다.
대화는 빠르게 끊겼다.
남은 것은
닫힌 방문,
차가운 공기,
그리고 아무도 먼저 사과하지 않는 침묵뿐이었다.
나는 방 안에 홀로 앉아 생각했다.
'왜 이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나는 단지 너를 걱정했을 뿐인데'
하지만 곧,
'혹시 나도 몰랐던 사이에,
너를 이해하기보다 다그쳤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한편에서는 억울했다.
"아빠는 너한테 잘해주려고 한 건데"라는 마음이
끊임없이 고개를 들었다.
그러면서도 알고 있었다.
지금은 옳고 그름을 따질 때가 아니라는 걸.
누가 이기고 지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서로를 다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렇게 또렷하게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날 밤,
문을 사이에 두고
우리는 각자의 마음을 닫은 채 잠들었다.
같은 집에 있었지만,
서로에게 가장 멀리 떨어져 있던 시간
다투고, 상처받고, 침묵 속에 갇힌 그 시간은
쉽게 지나가지 않았다.
하지만 지나고 나서야 알았다.
서로의 마음을 닫았던 시간까지도
결국은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만드는
긴 여정의 한 부분이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