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를 알 수 없는 답답한 밤

by Hwan

문이 덜컥 닫히는 소리가 났다.

처음에는 별생각 없이 넘겼다.

잠시 바람을 쐬러 나간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너는 돌아오지 않았다.


전화는 받지 않았고,

메시지에도 답이 없었다.

서서히 가슴 한가운데 무거운 것이 내려앉았다.

손끝이 떨리고,

머릿속은 온통 지워지지 않는 걱정으로 가득 찼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내가 뭘 잘못했나.'

'마지막으로 무슨 말을 했더라.'


별다른 다툼도 없었는데,

웃으며 저녁을 먹었던 것 같은데,

이유를 알 수 없는 답답함이 목을 죄어왔다.


혹시 다치기라도 한 건 아닐까.

혹시 혼자 힘들어하다가,

나도 모르는 마음속 짐을 짊어진 건 아닐까.


나는 문 앞에 서서

몇 번이고 네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텅 빈 골목의 바람 소리뿐이었다.


생각해 보면,

네가 뭔가를 숨기기 시작한 것도,

어쩌면 나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서였을지도 모른다.

혼자 견디려 했던 시간들이
오늘 이렇게 터져버린 걸지도 모른다.


나는 너를 몰랐다.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말에 상처를 받았는지,

어떤 외로움을 견디고 있었는지.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모든 걸 알고 있다고 착각했지만,

사실은 너의 조용한 신호조차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다.


답답했다.

불안했다.

무엇보다 미안했다.

네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나는 작게, 그러나 진심을 담아 다짐했다.


돌아오는 너를 다그치지 않겠다고.

이유를 묻기보다,

네가 돌아올 수 있는 자리를 지키겠다고.


때로는

아이를 걱정하는 마음보다

아이를 믿어주는 마음이

더 큰 용기라는 것을

이 답답한 밤 속에서 나는 조용히 배워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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