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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김 Jun 22. 2016

코스모스

추억의 빈자리


수북이 피지 않았어도

코스모스 핀 자리

추억이 가득 피었네


보내지 못한 편지에

아무 말도 적지 못한 하얀 종이에

코스모스 한 송이 놓아본다


할 말을 많으나

지금은 코스모스 피었기에

두 눈을 감을 수밖에


말로는 다 할 수 없어 꽃 한 송이 보내.

9월의 어느 날

너는 하얀 종이 위에 부착된

코스모스 한송이를 받았다


발신자의 주소, 이름

그 어떤 정보도 없는,

편지봉투에 담긴 코스모스


그게 뭐 그리 중요하겠니.


이름도 없고

주소도 없고

그 어떤 말도 적혀 있지 않지만


그 안에 사랑 한 가득 담아 놨으니까

코스모스의 꽃말은

'소녀의 순정'

이란다.


사실 너에게 보낸 코스모스는

꽃말과 전혀 상관이 없어.


다만 그 9월의 어느 날

코스모스를 보고

우리의 가슴 따뜻한

추억이 떠올랐을 뿐이야.


이 벅찬 마음을

말로 표현할 재주가 없어서

꽃 한 송이 너에게

보낸 거다.


그냥

그날은 좀 선선했고

바람이 미약하게 볼을 스쳤고

코스모스가 아련히 흔들렸어


그래서 나는 네가 보고 싶었고.

너무 보고 싶었어.


아직도 가끔은 너에게

꽃 한 송이 보내고 싶어.


다만

너에게 꽃이 가는 동안

시들지 않기를 바랄 뿐이야.


지금의 우리 마음과는

다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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