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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샤인 Apr 10. 2021

각본 실습, 내 인생의 첫작품 쓰기

3. 각본 작업이란?

챕터 2. 각본 작업


각본은 극의 대본을 만드는 작업을 말합니다.(혹은 그 극대본 자체를 말하기도 합니다.)      

극대본을 쓰기 위해서는 먼저 각본 작업의 고유한 특성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각본 작업은 건축과 매우 흡사합니다. <스토리텔링의 비밀>의 작가 마이클 티어노는 각본 작업을 통나무로 오두막을 짓는 일에 비유합니다. 우리 앞에 통나무가 쌓여 있다고 가정해봅니다. 우리는 이 통나무로 내가 살 오두막 한 채를 짓고 싶은 사람입니다. 만약 누군가가 오두막의 네 기둥을 눈대중으로 가늠해서 대충 바닥에 박아놓고 나무를 썰어 기둥 위에 대충 올려놓고 판자로 기둥 사이를 듬성듬성 둘러놓았다면 오두막을 지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오두막이 아니라 ‘나무더미’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 나무더미는 금방 무너져 내릴 것입니다. 오랫동안 비바람을 이겨낼 튼튼하고 아름다운 오두막을 지으려면 먼저 오두막의 도면을 설계하고, 오두막을 세울 터를 잘 골라 평평하고 단단하게 다지고, 건축의 재료가 될 통나무를 기둥과 지붕과 벽면 등의 각 용도에 따라 설계도에 씌어있는 치수대로 가공해야 합니다. 나무를 자르고 썰 때, 기둥을 세울 때, 지붕을 올릴 때, 벽면을 연결할 때에는 톱과 망치, 대패, 끌 등의 상황에 필요한 도구와 그 도구를 다룰 기술이 필요합니다. 처음부터 멋진 설계도면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은 없고 처음부터 통나무를 치수대로 매끈하게 잘라내고 벽면의 이음새를 완벽하게 시공할 수 있는 사람도 없습니다. 하나하나의 과정에 필요한 각각의 기술은 숙련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각본 작업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이번엔 골프를 예로 들겠습니다. 골프를 처음 배울 때 코치들은 초보 골퍼들이 공을 제대로 때리게 하기 위해 하프 스윙(골프클럽을 180도만 스윙하는)을 오랫동안 반복하게 합니다. 푸른 그린 위에서 멋지게 풀스윙을 하기 위해서는 골프공을 골프클럽 헤드의 스윗스팟(Sweet spot 골프채, 라켓, 배트 등으로 공을 칠 때, 많은 힘을 들이지 않고 원하는 방향으로 멀리 빠르게 날아가게 만드는 최적의 지점)에 정확히 맞히는 방법을 먼저 익혀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반복 연습은 공을 때리는 방법을 ‘머리’가 아닌 ‘몸’이 알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마찬가지로 작가들도 ‘글’이라는 공을 ‘극대본’이라는 스윗스팟에 정확히 맞히는 방법을 머리가 아닌 몸이 알 때까지 각본의 기본기를 익혀야 합니다. 초보 골퍼 때는 코치가 왜 이렇게 의미 없어 보이는 연습을 오랫동안 하게하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초보 골퍼가 필드에 나간 순간 이 훈련이 얼마나 필요했던 것인지 스스로 깨닫게 됩니다. 하프 스윙이 끝나고 나면 풀스윙을 배울 차례입니다. 풀스윙을 하려면 먼저 몸의 근육이 달라져야 합니다. 온몸을 한쪽 방향으로만 비트는 골프 스윙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스윙에 필요한 근육을 발달시켜야 합니다. 공을 멀리 보내기 위해서는 근력도 키워야 하고 스윙의 궤적을 크게 만들기 위해서는 유연성도 필요합니다. 오랜 라운딩에 지치지 않고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구력도 요구됩니다. 글쓰기에도 글쓰기만의 근력, 유연성, 지구력이 모두 필요합니다. 선배작가들은 글은 손이 아니라 엉덩이로 쓴다.’라고 조언합니다. 글쓰기의 근력과 유연성, 지구력은 모두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치열하게 글을 ‘쓰면서’부터 발달하기 때문입니다.      

오두막을 짓고 싶은 사람이 튼튼하고 아름다운 오두막을 지을 수 있는 기술을 숙련하는  것처럼, 초보 골퍼가 근력과 유연성, 지구력을 모두 갖춘 프로 골퍼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연습하는 것처럼, 유능한 극작가가 되는 과정은 까다롭고 힘든 ‘엉덩이 마라톤’ 코스를 완주해야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이 책과 함께 글쓰기 훈련을 끝내고 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필력이 부쩍 성장해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각본 실습2) 아래 질문에 답하면서 자신의 현재 글쓰기 상황을 체크해봅시다.     


1.나는 하루에 몇 시간 글을 쓰고 있는가? 

2. 나는 하루에 몇 페이지의 글을 쓰고 있는가? 

3. 나는 어떤 종류의 글을 가장 잘 쓰는가?   

4. 나는 어디에서 글을 쓸 때 가장 잘 써지는가? 

5. 나는 언제 글을 쓰면 가장 잘 써지는가? 

6. 나는 내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독서를 얼마나 하고 있는가?

7. 나는 유명한 드라마나 영화의 극본을 얼마나 읽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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