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온라인에서 글쓰기로 만나 지금까지 연락하는 문우들과 함께 하는 단톡방이 있다.
글 쓰는 게 어려워요. 왜 어려울까요? 갑자기 싸해진 분위기. 아무도 대답이 없었다.
질문을 통해 현재 상황에 대해 인식하고 전망하며 개선책을 내고 실행하게 이끌어주는 코칭 일을 하고 있는 내가 봐도 어처구니없는 질문이다. 하지만 나는 진지했다.
적막한 분위기를 깨고 다른 문우분이 다시 질문을 했다.
“글을 꾸준히 쓰시는 분은 어떻게 써나가시나요?”
조용하던 단톡방이 금세 활기차다
나는 왜 글을 쓰는가?에 대한 목적성을 생각해요
나와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쓰기 싫은 그 시간을 이겨냈어요
그냥 썼어요. 그냥 썼는데...
내가 글을 쓰는 게 어려운 이유는 많다. 습관이 안되었고, 쓰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이 없고
생각만 많고, 사유가 부족하고, 시간이 없다. 그러면 글을 쓰지 않아도 된다.
글을 못쓴다는 이유로 또는 안 쓴다는 이유로 나는 왜 좌절감을 느낄까?
나 빼고 문우들이 다 브런치 작가라서 소속감에 들고 싶은걸까? 또 잡생각에 잠긴다.
(생각할 시간에 글을 써야지)
글을 꾸준히 쓰는 문우들을 분석했다.
일단 그냥 쓴다. 글쓰기 제출 시간을 잘 지킨다. 자신의 생각을 잘 전달한다.
그리고 스스로의 부족한 부분을 잘 안다.
글을 꾸준하게 쓰고 싶다면?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나를 인정해야 한다. 나의 결핍을 받아들여야 한다. 나 자신과 진짜로 친해져야 한다. 결론이 나왔다. 내가 가진 결핍은 고독과 외로움을 즐기지 못한다는 것. 그래서 함께하는 글쓰기에 완주가 가능했고 혼자서 하는 글쓰기는 3일도 가지 못했다. 제대로 알지 못했을 때 나는 나 스스로를 게으르다, 정신력이 약하다 라며 어짜피 도달하지 못할 목표 시작도 말자로 한동안 글을 쓰지 않았었다. 그러면서도 쓰는 사람, 작가라는 욕망을 채우고 싶어 단톡방에 남아있었는지 모르겠다.
결핍을 인지하고 인정하기로 했다. 쪽팔리고 수치스럽지만 나의 욕망 즉 결핍을 일정하니까 오히려 편하다. 고독과 외로움에 무너질 때도 있지만 알고 있으니 예전보다는 빠르게 일어날 수 있겠다
마음이 뻐근하다. 뻐근함을 어루만져 줘야겠다. 그리고 안아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