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밍엄의 늦은 밤과 아침
맨체스터 일정을 마무리하고 늦은 밤 버밍엄으로 향했다. 버밍엄의 주리스 인 호텔(Jurys Inn Birmingham)을 마련했다. 밤 10시가 되어 도착한 숙소. 숙소 입구에 짐을 내리기 위해 짧은 파킹을 하는데 동네의 아우라가 남다르다. 한국의 이태원이라고 할까. 술에 취한 젊은 사람들이 제법 많다. 헌팅을 위한 서로의 눈빛과 몸짓이 여기저기 보이는 듯하다. 낯설고 설익은 동네의 분위기가 몸을 움츠리게 한다. 호텔 입구에는 만취한 젊은 여성분이 몸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너부러져 있다. 나의 젊은 날의 시간을 돌려주는 것 같아 반갑기도 하다. 아침 산책길에 만난 숙소 주변의 버밍엄은 그들만의 문양이 집의 대문에서 찾아볼 수 있었으며, 자신의 이상을 담은 깃발에 창문에 걸은 집도 만났다. 짧은 아침 산책 길에 솟아 오른 버밍엄의 아침 햇살은 유난히 화사하게 느껴졌다.
짧은 단상에 비하여 버밍엄이 가진 위상은 대단하다. 버밍엄은 잉글랜드 중부에 위치한 도시로 약 110만 명의 사람이 사는 대도시이다. 주변의 도시까지 합치면 380명 정도 인구 규모를 자랑한다고 한다. 인구 규모에서 보듯이 영국과 잉글랜드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라는 위상을 보여주듯이 늦은 밤 버밍엄에 방문한 이방인에게 보인 풍경은 도시의 밤 그대로였다.
버밍엄은 중세시대에는 마켓타운이 있을 정도의 시장 도시로도 유명하다. 계몽주의 시대와 산업혁명시대에는 와트 증기기관을 비롯하여 산업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수많은 혁신을 이루어 낸 도시이기도 하다. 증기기관을 비롯하여 수많은 혁신을 이루어 낸 버밍엄은 1971년 세계 최초의 공업도시라는 위엄을 자랑하기도 하였다. 고도의 기술과 수천 개의 소규모 공방 등은 버밍엄이 가진 로컬의 힘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