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다시 돌아온 런던에서의 소소한 일상
재작년 런던으로 교환 학생을 왔었다. 모든 것이 새로웠고, 유럽에 대한 환상에 가득 차 있었다.
6개월 동안 디자인 대학교를 다니면서, 외국인 친구들도 사귀고 그들과 '디자인'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몇 시간을 떠들기도 했다. 플랫 화이트가 맛있는 힙한 카페를 찾아다니기도 하고, 비가 엄청 쏟아지는 날 혼자 내셔널 갤러리에서 하루 종일을 보낸 적도 있다. 그렇게 좋은 추억들로 가득 찼던 런던에서의 시간들은, 2년 후 내가 한 남자와 결혼을 하고 런던으로 다시 돌아오는 데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아, 물론 런던에서 외국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한 건 아니다. 런던에 교환 학생을 왔을 때에도 롱디를 했었던, 5년 전 즈음 대학교 CC로 만난 한 남자와 결혼하고 런던까지 오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런던 신혼 생활과 UX/UI 디자이너로서의 해외 취업, 그리고 그 외의 다양한 단상들을 하나씩 기록하려고 한다.
꿈에 그리던 이 곳에서 결혼 생활과 해외 취업을 동시에 하겠다는 건 욕심이 아닐까 생각도 했다.
하지만 처음 런던에 도착해서 집을 찾고 살림을 사는 신혼의 생활과, 전화 인터뷰부터 두 번의 방문 인터뷰를 통해 얻은 UX 디자이너로서의 일 모두가 진행 중이다. 신기하고 감사하게도.
그래서 이렇게 적는다. 2017년의 나, 그리고 우리가 어떤 과정을 겪었었는지.
나- 중에 아이를 낳고 더욱 아줌마가 되어, 내가 뭘 좋아했었지 잠시나마 잊을 때가 오더라도,
지금 이 기록들을 뒤적뒤적 찾아서 읽어볼 수 있는 그런 따뜻하면서 도전이 되는 글을 쓰고 싶다.
앞으로 하나씩 채워나가자 - 나의 서랍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