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쁜 남자
사실 남자는 그렇게 당해도 싸다. 얼마나 이상한 짓을 여자에게 시키는지 진저리가 날 지경이었다. 남자는 여자에게 절대 키스도 애무도 하지 않았다. 여자가 두 팔로 자신의 목을 두르고 입술을 가까이 대면 그런 여자의 손을 양손으로 잡고 침대 위로 내동댕이쳤다. 놀란 표정으로 올려다보는 여자의 얼굴을 보며 남자는 성기를 꺼내어 여자의 입술 안으로 밀어 넣었다. 여자가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면서 그것을 거부하면 남자는 여자의 머리 양쪽을 꽉 잡고 움직이지 못하게 했고 여자가 입을 벌리지 않으면 손바닥으로 여자의 뺨을 사정없이 갈겼다. 여자는 고통 때문인지 공포 때문인지 입을 벌렸고 그러면 남자의 쾌감은 더욱 고조되는지 얼굴이 기이하게 일그러졌다. 침대 위에 걸터앉은 남자와 무릎을 꿇은 채 그 남자의 성기를 애무하는 여자는 똑같이 고통스러워하는 표정이었다.
남자는 그 행위를 마치고 날카로운 조각처럼 보이는 기구를 꺼내어 여자의 성기 안으로 밀어 넣었다. 여자는 비명을 질렀고 그 소리에 남자의 행동은 더욱 거칠어졌다. 여자의 성기에선 애액이 아니라 핏물이 나오고 있었다. 남자는 그제야 발기가 되었다. 발기가 된 그것을 여자의 성기 속으로 밀어 넣었고 맹렬하게 엉덩이를 움직였다. 곧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는 신음소리를 내며 사정을 하였고 그리고는 그 축 늘어진 성기를 다시 여자의 입으로 가져갔다.
공포와 치욕스러움에 질린 여자는 그것을 거부하며 침대 아래로 도망쳤다. 두려움에 온몸을 떨며 옷을 입고 달아나려고 하는 여자에게 남자가 말했다.
“내 옷 주머니에 봉투가 있어. 그거 가져가. 오늘 일, 소문내지 않는 조건이야. 만약 말하면 널 죽일지도 몰라.”
여자는 말을 잘 듣는 아이처럼 남자의 바지에 손을 넣어 흰 봉투를 꺼냈다. 남자는 침대 위에 누워 미동도 않았다. 여자가 나가고 남자는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마치 죽음처럼 자고 있었다. 퇴실할 시간이 훨씬 지나 신여사가 전화를 걸어오고 나서야 남자는 깨어났다. 그리고는 욕실로 들어가 몸을 씻고 그리고 담배를 한 대 피우고 안경알을 꼼꼼히 닦은 뒤 시계를 차고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