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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백설장 0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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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도원 Oct 27. 2024

백설장 5

- 거래의 몸

돈을 요구하는 여자들이 많아졌다. 여자에게 몸은 거래에 불과하여 여자들은 끊임없이 거래할까 말까 계산한다. 남자는 여자의 원시적인 몸속으로 들어가고 싶을 뿐이었다. 하루 종일 온갖 기계적인 업무에 시달리던 남자는 마지막 원시림인 여자를 갈구했다. 여자는 야반도주를 같이 할 남자를 찾아 돌아다니고 있고 남자는 그런 말을 하지 않는 여자를 찾아 배회한다. 

   그들은 지루한 일상의 재미를 위해 결혼제도 바깥의 유희를 즐겼다. 지금의 사회는 바로 과잉된 에너지로 이루어졌고 이것은 성애로 소비되었다.      

   대부분의 부부는 이렇게 이중적인 삶을 살았고 이러한 부부의 태도로 인해 가정은 더욱 공고해졌다. 거짓말이 없으면 성사되지 않는 것이 부부라는 관계였다. 여관이 이렇게 창궐하는 것은 바로 이 허위의 부부관계 때문일 것이다. 남자들은 자신을 기다리고 돌봐주는 아내보다 돈을 벌어주는 여자를 원하고 여자 또한 마찬가지였다.      

    여자가 침대 위에 걸터앉은 채 남자에게 돈을 달라고 하고 있다. 

   “너도 즐겼으면서 돈을 달라니 무슨 소리야?” 

   남자는 어처구니가 없는 표정으로 여자를 노려보다가 기분 잡쳤다는 듯 지폐 몇 장을 여자의 머리 위에 던졌다. 

   “더러운 년.” 

   그렇게 남자에게 욕설을 듣고서야 여자들은 자신이 왜 그토록 억울한 심정이 들었던지 알게 되었다.‘단지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서 들어왔을 뿐이야.’하룻밤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 여자를 사는 수많은 남자들을 모방하여도 여자는 남자의 속성을 이길 수가 없다는 것이 비로 여자들의 한계였다. 

   아무리 주도적인 성행위를 하더라도 이미 육체와 감정이 분리된 남자를 이길 수는 없었다. 남자를 이길 방도는 없다. 온몸이 정서적인 친밀감으로 충만한 여자는 질 속으로 들어가길 원할 뿐인 남자와의 경쟁은 참패로 끝날 수밖에 없다.      

   ‘남자에겐 영혼이 없어. 감정을 버려야 해. 남자에게 아무 감정이 남아있지 않아야 억울하지 않을 수 있는 거야.’ 

   영민하고 지혜로운 소수의 여자들만 이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대다수의 여자들은 불감증이거나 정조관념이 투철하여 남자와의 어떤 성애도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 불감증의 여자들은 돈만을 추구하거나 자식에 대한 교육에 매진하였고 정조관념이 투철한 여자들은 자신의 도덕성을 은장도처럼 품고 초라하게 늙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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