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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냥갑 Aug 28. 2020

내가 시간을 벌고 얻게 된 것

나는 나를 더욱 믿게 되었다

나는 불만이 많았다. 그리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조급했다. 조급했던 과거의 나를 돌아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크다. 조급해한다고 더 빨리 해결되거나 나아지는 건 없었는데 말이다.

뭐가 중요한지 몰랐던 20대

대학교 시절에는 잠을 줄였었다. 그리고 건강을 잃었다. 그 당시에는 잠을 줄이지 못한 나의 수면욕을 탓했고, 따라주지 못한 나의 체력을 탓했다. 잠을 줄여서라도 과제들을 해내던 친구들이 부러웠고 운동 같은 건 안 해도 체력이 버텨주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나는 아예 안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 당시에 왜 운동을 할 생각을 못했을까. 대학생 시절 나에게 운동은 귀찮은 거였고 운동을 하느니 차라리 잠을 더 자겠다 생각했다. 좋은 건 알겠는데 내가 해야 하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 그저 나 자신의 능력 부족을 탓했다. 그렇게 나의 자존감은 한없이 바닥을 쳤다. 나는 밤샘을 해야 하는 업계는 처음부터 피했다. 체력이 약하니 주말에도 야근해야 하는 그런 종류의 일자체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점점 나 자신의 한계를 명확히 알게 되었다.


글쓰기

그 와중에도 내가 살고 싶어서였는지 놓치지 않은 게 있었다면 그건 ‘글쓰기’였다. 나의 본능이 뭘 원하는지, 뭘 안 하면 평생 후회할지를 기록하고 또 기록했다. 머릿속은 복잡했지만 글을 쓸수록 그런 생각들이 정리되기 시작했다. 내가 반복적으로 말하고 싶었던 게 있었다. 나에게 글쓰기마저 없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하기조차 싫다. 우리 모두가 외롭다. 서양에서는 상상 속 친구에 대한 존재가 있다는 데 어쩌면 나에게 그런 친구가 글쓰기였는지 모른다. 말로만 했을 때는 휘발되는 무언가를 글쓰기는 붙잡아두었다. 그리고 그걸 또 다른 날에 다시 나에게 보여줬다. 나의 글을 읽고 또 읽었다. 고치고 또 고쳤다. 원래 같은 일을 반복하는 거, 비효율적인 반복 작업을 죽도록 싫어하던 나인데 이상하게 내 글을 퇴고하는 과정은 싫지 않았다. 싫지 않은 걸 찾아냈다. 좋아하는 걸 찾기 힘들다면 싫은 것들을 제외시켜보고 그중 남은 걸 해보는 것도 좋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나에게 글쓰기는 그렇게 찾게 된 것은 아니지만 내가 반복되는 작업 중에 싫지 않은 일을 찾은 건 처음이었다.


어쩌면 이게 나의 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글쓰기를 지지리도 못하던 고등학생이 글쓰기가 재미있어지기까지의 과정은 나에게 영화 같은 경험이었다. 돈이 많다면 평생 영화나 드라마만 보고 살아도 되겠다고 생각하던 매스미디어 키즈가 처음 자기 힘으로 뭔가를 생산해본 게 글쓰기였다. 그림 그리기도 너무 잘하고 싶었지만 잘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서 못 그린지도 오래되었다. 하지만 책을 읽고 글쓰기를 하다 보니 모든 분야에서 하나의 관통하는 불문율을 깨닫게 되었다. 그냥 매일 제대로 된 방법으로 뭔가를 하면 그 뭔가에 정통하게 된다였다.


나는 글 한편을 매일 쓰는 게 과연 가능할까?라고 생각하던 사람이었다. 글감 주제가 떠오르면 그걸 쏟아내고 퇴고 여러 번 해야 글 한 편을 쓸 수 있었다. 그렇게 브런치에 발행했던 글은 한 달에 2~3편이 다였다. 지금은 하루에 글 한편이 뭐야 3편도 가능하다. 다만 돈이 되는 글을 쓰고 싶어 브런치 말고 다른 곳에 글 쓰고 있다는 게 다르다면 다르겠다. 그래도 나에게 브런치는 찐 사랑이다. 영원히 여기서의 글쓰기를 포기하지 못하겠다. 나의 개떡 같은 글도 아름다운 유저 인터페이스로 아주 큰 만족감을 선사하는 나의 트루 러브다. 글쓰기를 습관화시키고 싶은 사람은 브런치를 시작하면 된다. 그냥 매일 글이 쓰고 싶어 질 테니까 말이다.


글쓰기에서 시간 벌기로

글쓰기에 푹 빠지다가 시간을 벌기로 한 계기 또한 그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 글로 잘 써서 돈을 잘 벌고 싶었고 수많은 독서모임을 경험했고 새로운 사람들에게 좋은 자극을 많이 받았다. 그렇게 나는 자기 계발에 미친 사람들의 커뮤니티 속에 속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열심히 살고 있는데 바쁘기만 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누구는 책 읽고 글 썼는데 삶이 바뀌었고 누구는 안 바뀌었다. 그 차이가 뭘까 궁금했다.


실행, 습관, 신뢰

이 3가지였다. 책 읽고 글 쓰는 사람 중에서 그걸 실생활에 적용하지 않은 사람은 삶이 전혀 변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습관의 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 역시 그랬다. 그리고 신뢰가 돈보다도 사실 중요하다는 걸 간과한 사람들은 실력을 높이지 못하고 사람들과의 연결에만 열중했다.


돈을 벌어볼까

그렇게 나는 돈 버는 방법에 대한 거의 모든 방법론에 대해 훑어봤던 거 같다. 근데 문득 깨달은 건 그들 역시 자신의 지식을 강의나 책의 형태로 판매하는 생산자인 거지, 부 축적에 한 가지 비법만이 존재하는 게 아니었다. 그리고 좋은 정보라고 하면서 사람들, 특히 내 시간을 엄청 많이 가져가고 있다는 걸 어느 순간 깨달았다. 나는 그 사람들의 강의를 돈으로 사지는 않았지만 그들처럼 되려고 그들이 말하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렇게 내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었다.


돈 말고 시간을 벌어야 한다

그때 머리를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모든 관심은 돈이다. 다들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오기 위해 블로그든 유튜브를 한다. 그리고 그걸 이용해서 결국 뭔가를 판매한다. 내가 계속 남이 만들어놓은 콘텐츠를 소비만 한다면 나는 평생 돈도 못 벌고 시간만 버리고 있게 되는 거였다. 그걸 알게 된 순간 모든 돈과 부에 관한 콘텐츠를 끊었다. 방법론에 대한 공부를 멈추었다. 그리고 나에게 집중했다. 내가 결국 매일매일 평생 해도 지겹지 않은 일, 그 걸로 돈을 벌 수 있다면 엄청 행복할 그 일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집중할 것들을 추릴 수 있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시간을 벌어야겠다였다. 그런데 그걸 나 말고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작은 모임을 만들어 액션 플랜을 공유하며 실행해봤다. 결과적으로 망했다. 다들 따라오지 못했다. 실패 이유를 찾다가 나의 설득력이 부족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내가 목차화시켜서 설득력을 높여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커리큘럼화 시키면서 내 근거들을 다져나갔다. 그렇게 조금씩 끝이 보이는 거 같았고 많은 걸 알게 되었다. 아직도 배우는 중이지만 준비만 하다가는 평생 준비만 하게 되니 그냥 피드백을 받는 쪽을 선택하기로 했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소중한 시간을 소중한 일들에 쏟았으면 좋겠다. 내 콘텐츠가 그저 돈벌이만을 위한 정보들의 짜깁기가 아닌 진짜 사람들의 도움이 되는 정보였으면 좋겠다. 나는 사람들의 조력자이고 싶다. 그런 이타적인 실력 있는 이기주의자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는 그런 사람들과 서로 자극을 주고받으며 평생 살고 싶다. 이게 나의 행복이다. 나는 지금 시간을 벌고 있고 앞으로도 더 많이 벌 게 될 거라 확신한다. 그 길목에서 나의 이 글이 다른 이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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