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 suis déçu.
실망했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그가 한 말이다.
나 : 왜?
그 : 어젯밤에 네가 침대로 들어오는 줄도 모르고 잤어. 뭔가 하려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나 : 하하. 너 어제 피곤했잖아.
그 : 피곤해도 할 수 있는 건 많다구!
나 : 하하하.
그는 머리만 대면 자는 사람이다. 피곤했는지 먼저 눕겠다길래 알았다고선 나는 좀 더 늦게 잤더랬다.
데이트 초반에는 배려한다고 그보다 나중에 침대에 누울때면 그를 깨울세라
몰래몰래 살금살금 침대에 들어가 절대 건드리지 않으려 노력하며 몸을 뉘였더랬다.
알고보니 출근을 위해 잠을 푹자는거 보다
깨우더라도 안아주고 뽀뽀해주고 잠드는게 더 좋은 사람이었다.
나중엔 각자 떨어져 자더라도 일단 시작은 안고 자는걸로 하고 싶은 사람.
서로의 몸을 만져주는 것이 애정관계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이건 연인관계 뿐만이 아니라 가족에게도, 아이들에게도 해당된다.
조카들과 함께 있는 그를 보면,
항상 안아주고 뽀뽀해주고 무릎에 앉히고 등을 쓰다듬어주고,
손이 굉장히 바쁘다.
그래서 다른 형제들보다 조카들하고 더 가까운 것 같다.
그를 보면서 만지는 것의 중요성을 알아가는 중이다.
나의 엄마는 나를 (당연히) 매우 사랑했지만
만지는 사람은 아니었다.
항상 안고 기대는 큰아버지와 사촌동생을 보며
어떻게 저게 가능하지 싶으면서도 부러웠다.
나는 내 엄마 아빠 인데도 만지는게 어색한데...
어렸을때부터 엄마가 많이 만져줬으면
나도 달랐지 않았을까, 그를 보며 생각했다.
물론 안만진다고 안사랑하고
만지는거 어색하다고 안사랑하는거 아니지만
좋은건 표현할수록 더 커지는거 아니겠는가.
엄마가 좋으면서도 팔짱은 못끼는. 표현은 못하고 속으로만 좋아하는.
뭐 그런거말이다.
그에게 표현하는 기쁨을 배우는 중이다.
그래서 요즘은 그보다 나중에 침대에 들어가도
깨우는거 아랑곳 않고 안아준다.
그는 가만 자게 놔두는거 보다,
오히려 안아주고 뽀뽀해주면서 깨워주는걸 좋아하는 것 같다.
으음. 잠이 덜깬 얼굴로 안겨오는 것도 기분이 좋긴 하다.
물론 가끔은 금세 불편하다 생각하고 슬그머니 빠져나오고말지만.
아침겸 점심으로 준 밥.
예쁘게 하는거에 별로 관심없는 내가 그에게 또 배운게 하나 있다면,
이왕이면 다홍치마.
별거 아닌 밥이지만 예쁘게 담아주면 보는 맛이라도 있다는 것.
그래도 나도 예쁘게 해주려고 노력중이지만 그의 센스는 아직 잘 못따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