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이해가지 않는 사람.

by 몽아무르






내게 사랑의 감정이 무어냐고 물으면,

나는 대답할 수가 없다.

'사랑'을 느낀다고 믿었던 전 사람과

매일을 전쟁같이 살다가 헤어지고

헤어진 뒤에는 동지애 비슷한 것이 생겨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우린 어쩔 수 없었나봐.'라고 서로에게 말해주던 시기가 있었던 나에게는,

이제는 남녀간의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확답이 없다.


물론, 사랑이 변하지 않는 건 아닐게다.

내가 사랑한다고 믿었던 그 당시는 그게 사랑이었겠지.

난 그 사람이 정말 내 인생의 단 하나의 사람. 마지막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우리는 잘 통했다. 사람들이 말하는 영혼의 짝을 만난듯.


그 사랑이 틀어지고 몇 년을 우울하게 보내다 만난 지금의 그.

나는 그에게 '반한' 적은 없다.

그는 미남도 아니고

내 이상형에 부합하지도 않으며

대화가 잘 통하는 영혼의 짝이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


그럼 나는 왜 그와 함께 지내는가.

그는 내게 마음의 안정을 준다.

내 인생의 반쪽이라고 믿었던 그 사람과는 매일이 힘들었는데

지금은 그런 굴곡이 없다.


그는 나를 아껴주고 걱정해준다.

관심받고 관심을 주는 것이 어떤 기쁨과 즐거움을 가져다 주는지 알려준게 그이다.


나는 그에게 반한적은 없지만 그런 그를 아끼고 그에게 감사한다.


이건 다 너무 힘들어서 잃을 것 없다고 생각했던 그 시기에

그를 만나서 인 것 같다.

더 이상의 마음의 바람은 싫고

바보같아져도 좋으니 그저 무뇌아로 살고 싶다는 소망이 간절했을 때 나타난 사람.

단순하고 긍정적이고 착한 사람.

더불어 나의 뇌도 단순해져서 덜 우울한 사람이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재미없는 사람이 되버리기도 했다.


이러다 그냥 나이먹고 매력없는 사람이 되겠구나 하고 겁날때도 있다.

마음의 평화와 바꾼 나의 감수성이랄까. 하하하. 써놓고도 우습다.


반대로, 나를 아껴주는 그를 보며,

그는 '나' 라는 사람이 좋은 걸까, 아니면 호르몬의 화학작용이 충만한 지금 상황이 좋은 걸까.

라고 일기에 적은 적이 있더랬다.


그에게 직접 물어본 적은 없다.

단순한 그는 이런 질문을 하면 생각해 본적 없다고,

좋은거면 그냥 좋은 거 아니냐고 대답할 것이다.


고로,

그에게 반한 적은 없지만

함께 있으면 마음이 평화로우므로

나는 그에게 Je t'aime (사랑해) 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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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커플이었던 시절 그는 항상 퇴근 후에 내게 저녁을 해주었는데,

이 날은 피곤했던지 잔꾀를 내어 플라토 드 텔레 plateau de télé 할까? 하고 내게 물었더랬다.

그게 뭔지 몰라서 주는대로 먹겠다고 했더니,

알고보니 티비 앞에서 주섬주섬 먹을 수 있는 소세지, 야채, 과일, 과자를 쟁반에 준비하는 거였다. 하하.


저 장미꽃은 내게 처음 주었던 꽃.

나한테 주는 건줄 모르고 놓고 갔더니 왜 가져가지 않았냐며.

그럼 나한테 '자, 이거 너 주려고 샀어.' 이렇게 말을 했어야지. 으이그.

그냥 저렇게 놓고만 있으면 저게 내껀지 장식용인지 알게 뭐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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