욜쌤의 교실 에피소드 # 3
# 에피소드3- 유서쓰기 수업에서 일어난 일
욜쌤은 아이들을 울리는 것(?)을 좋아한다.
(읭?ㅋㅋㅋㅋ)
이 울리는 것은.. 삶의 소중함과 오늘 하루의 감사함을 깨닫고 가족들을 더 사랑하기 위한 수업을 하는 것을 말한다.
그 수업 중 하나는,
911테러/대구 지하철 사고 영상을 보며
죽음의 마지막을 떠 올리며 유언 쓰기 활동.
# 특별한 감수성을 가졌던 노래하는 시인 K군
K군은 마치 음유시인같고 또 죽림칠현 같은 아이였다. 재야에 묻혀 조용히 있는 듯 하지만, 가끔 너무나 엉뚱한 일을 벌이곤 했다. 가을 바람이 살랑이고 낙엽이 떨어지면 대학생처럼 홀로 수업을 째고 ㅋㅋ밖으로 사라져 온 친구들이 함께 찾기도 하고(그는 운동장의 국기게양대 아래서 떨어지는 낙엽을 음미하고 있었다 ㅎㅎㅎ왜 나갔냐고 하니 가을을 가까이서 보고 싶었다고 ㅋㅋㅋㅋ욜쌤은 이 아이의 특별한 감수성을 너무나 사랑했다❤) 또 조용한 듯 있다가도 갑자기 혼자 막춤 실력을 뽐내는 특별한 아이였다.
풍부한 감수성을 가졌고 (TMI지만 얼굴도 하얗고 잘 생겼었던ㅎ) 마음이 여린 K군의 반응이 걱정되었지만, 욜쌤은 아이들에게 우리가 보내는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려주고 싶었기에 수업을 진행했다.
선생님인 내가 먼저 유서를 읽는다.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
.
.
(벌써 1차 위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흥도 눈물도 많은 욜쌤
첫 문장 읽는데 눈물이 고이고 목소리가 떨린다
선생님이 우는걸 보는 아이들은.....
이미 게임 오버다
(애써 눈물을 참아본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들은 선생님과 이미 마음이 동화되어있어
선생님이 먼저 울었으면 이미 그 수업은 끝난거다
= 100프로 눈물바다 ㅋㅋㅋㅋㅋㅋㅋ
(울면서 유서읽는 욜쌤 ㅋㅋㅋㅋㅋㅋㅋ)
.
.
사랑한다고 더 많이 말하지못해 미안해..
아침에 짜증을 내서 미안해
나는 지금 떠나지만 너무 슬퍼하지않고
많이 웃었으면 좋겠어
정말..정말 많이 사랑해
그동안 나를 행복하게 해줘서 진심으로 고마워
(아이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울음참기 챌린지 중
그리고 K군...
흡...흐읍...흡..
터지기 일보 직전 ㅋㅋㅋㅋㅋ
결국 K군은 울음이 터진 뒤
4교시까지 계속 울고 급식도 안 먹고 그 후로도
계속 오열하며 울었다고 한다 ㅋㅋ
(이 수업은 1교시였음 ㅋㅋㅋㅋㅋㅋㅋㅋ)
(K군은 필요한 최소의 위로의 말만 전하고 나면 자신이 울 때는 혼자 두길 원했기에 아이들도 선생님도 4교시까지 K군을 잘 기다려줬다고 한다ㅎ
선생님이 봤을 때 우리 K군은
정말 배우를 해야할거 같아ㅎㅎ
나랑 통하는 점이 많던 특별했던 아이..)
# 벽치기 하던 상남자 M군
평소 우리 학급의 카리스마있는 리더
상남자 M군
자신이 쓴 유서를 발표하겠다고 손을 번쩍들었다
유서를 들고 앞으로 나온 M군
'엄마'.....
.
.
벌써 위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란 단어는..늘 우리를 울게한다)
내가....오늘 아침에...
(오만상)
결국 상남자 M군은
눈물을 차마 보일수없어
칠판으로 돌아서서 얼굴을 벽에 파묻고
벽을 퍽퍽퍽 때리면서 오열했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
이렇게 온 담임교사와 아이들 모두 한차례 실컷 운 후
개운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평소와 같이 수업을 했으나
다른 반 아이들은 왜 다같이 눈이 오뎅처럼 퉁퉁 부어있는지 계속 궁금해 했다고한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