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림 Jan 24. 2021

내 인생에도 오데카솔이 필요해

일주일에 TV를 보는 시간은 정말 손에 꼽는다. 주중엔 출근 전 인간극장(네, 그 인간극장 맞아요)을 보는 것이 전부고 주말에는 케이블의 영화 채널을 보는 정도다. 그 이유는 당연히 스마트폰 때문이다. 유튜브 프리미엄은 광고를 참고 기다려야 할 필요성을 없애주었고, 왓챠는 원하는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해주었고, 알고리즘은 맞춤 콘텐츠를 추천해주었다. 예전에는 영화는 그래도 큰 화면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영화도 스마트폰이 더 편해질 정도다. 이제는 스마트폰에 맞춰서 영화를 제작해야 하지 않나 라며 쓸데없는 영화계 걱정까지 하면서 말이다.

출처: 왓챠

그런 와중에 내가 빼놓지 않고 보는 TV 프로그램이 있다면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다. 내가 결혼할 때가 되어서 이런 프로그램이 재밌는 건가 싶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오은영 선생님으로부터 위안을 받고 대화의 방법을 알게 되어 그런 것 같다. 부모와 자식 간의 문제를 보다 보면 일상의 사람들 간의 문제와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특히 공감의 부재로부터 나오는 문제가 다양한 사례로 나온다. 그 문제에 대해 오은영 선생님은 '오데카솔'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의사로서의 처방 외에도 사람의 감정을 보듬어주는 처방을 해주신다. '많이 힘드셨구나'와 같은 공감의 말 또는 진심 어린 제스처와 같이 상대방의 힘듦을 공감해주는 것이었다.


최근에 어른에게 고민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아니, 왜 어른들은 고민을 털어놓으면 그렇게 해결책을 제시하려는 지 모르겠다. 그냥 '~때문에 고민이었구나, 많이 심란했겠다.'와 같이 우선 내 감정을 알아주면 되는 거였는데. 해결책을 알고 싶었다면 방법을 여쭤봤을 것이고 아니면 심리 상담가를 찾아갔을 것이다.

그러는 나는 잘하냐라고 한다면 음, 사실 나도 아직까지는 누군가와 대화를 하며 보내는 것보다는 혼자 있는 게 편할 때가 더 많다. 공감의 대화법을 실천하려면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입으로는 실천이 안 될 때가 더 많다. 거실 겸 내 방이 되어 버린 곳은 좀 더 개인적인 공간이 됐으면 좋겠고, 회사에서 점심은 혼자 먹는 것이 더 편하고, 주말에는 어디 나가기보다는 집에서 보고 싶은 콘텐츠를 읽거나 보는 것이 더 좋다. 이렇게 '혼자 있는 게 좋나?' 싶다가도 유쾌한 사람과 대화를 한 후 기분이 좋아질 때나 팀 활동으로 시너지가 날 때면 '같이 있는 게 좋나?' 싶기도 하고 나도 나를 잘 모르겠다.

copyright ©️그림 All right reserved



작가의 이전글 월급에는 상사 참는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