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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m Koo Nov 25. 2018

도로 위에서 나홀로 서핑

양양 남애해변



무계획으로 왔다가 죽도해변과 인구해변을 차를 타고 둘러보고 심히 당황했다. 서핑샵과 숙소들이 대부분 문이 닫혀있었다. 11월 중순에는 처음 와본 서핑트립. 그래도 인스타그램에서 몇번 보았던, 이름만 들어본 바루서프에 숙소를 간신히 예약할 수 있었다.


3시쯤 도착한 남애해변도 한산하기는 다름 없었다.


"예약하신 분인가요?"

"네, 게하 예약이요."

"5시에 오신다고하더니, 빨리 오셨네요?"


차를 가까이 주차하기 무섭게, 인스타그램에서 봤던 사장님이 상당히 기다린듯 반갑게 걸어나오셨다. 평일에다가 파도도 없는 날이라, 하루종일 나만 기다린 듯한 표정이었다.


"오늘 숙소에는 혼자니깐, 마음껏 떠들어도 되요!"


4인실 도미토리룸을 혼자 사용한다니, 비수기는 비수기인가 보다. 3층에 있는 내가 묵을 방과 샤워실 등 간단히 게스트하우스를 둘러보고 스케이트보드와 카메라만 들고 나왔다. 아무도 없는 해안선을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계속 가기 시작했다. 남애1리, 2리를 지나 남애항, 남애3리 해변까지 오니 해안도로가 끝나서 다시 바루서프로 방향을 돌렸다.

스케이트 보드를  타면서 마주친 것은 문 닫은 서핑샵, 벽에 그려져 있는 서핑 그래비티, 조깅하는 군인들, 파도없는 바다 밖에 없었지만 나는 이미 서핑을 시작하고 있었다.


테이크오프를 눈치보는 목욕탕 같은 바다가 아닌,
아무도 없는 도로 위에서 그리고 파도가 아닌 바람을 타면서 서핑을 즐기고 있었다.

https://www.instagram.com/torreskoo


POSTED BY TOMK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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