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의 아이들이 찍은 사진 한 장 -16-
2012년부터 '단빛' 활동을 한 서연이가 찍은 사진이다.
안경이라는 소품을 이용해서 사진의 구도와 색감 그리고 소재의 질감까지 참 감각적으로 잘 표현했다고 생각했는데 무엇보다 이 사진의 제목이 화룡정점이었다. '관점의 차이'.
이 안경이 바라보고 있는 방향이 바로 안경 주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의 방향이다. 각자의 안경은 노트에 다른 방향, 다른 모양의 빛을 비춘다. 사진 속 노트가 세상이라면 아쉽게도 두 시선이 교차하는 세상의 교집합은 없다. 그러고 보니 연습장의 제본 스프링도 둘은 절대 만날 수 없다고 경고하듯 경계 친 가시철사 울타리 같다. 중2였던 서연이는 세상의 어디에서 이런 관점의 차이를 느꼈던 것 일까?
그래도 지구는 둥글기에 엇갈려있는 관점도 지구 한 바퀴 돌면서 한 번씩은 만나리라 믿는다. 내가 아버지와 같은 번호 찍는 날도 언젠가 한 번은 오리라 하며 낭만적으로 꿈꾸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