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의 아이들이 찍은 사진 한 장 -18-
오 년 전쯤 아버지께서는 매일 왕복 1시간 30분 코스의 동네 뒷산을 오르셨다. 그 산을 오르시며 아버지께서 매일 반복하시던 일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돌탑을 쌓는 일이었다. 산을 오르시다가 모양새 괜찮은 돌을 발견하면 그 돌을 산의 중턱쯤 되는 지점까지 들고 가셔서 돌탑을 쌓으셨다. 그런데 돌탑을 쌓는 데는 아버지만의 규칙이 있었다. 그것은 탑에 돌을 하루에 하나씩만 얹는 것이었다.
오랜만에 아버지와 함께 등산하며 본 돌탑은 아직 미완성이었지만 둘레가 어깨 너비 정도에 높이가 허리춤까지 되었다. 나는 이 많은 돌을 아버지께서 직접 들고 오셨다는 것과 하루에 돌 하나씩만 올려서 이렇게 거대한 탑을 쌓으셨다는 것에 놀랐다.
몇 달 뒤 아버지께 돌탑이 어떻게 되었있는지 여쭤봤을 때 전혀 예상외의 대답을 듣게 되었다. 아버지께서는 그 돌탑을 다 완성하시고는 바로 무너뜨리시고 이제 처음부터 다시 만들고 있다고 하셨다. 나는 완성되었었던 돌탑이 아까웠고 그때 아버지께서는 왜 그러셨는지 의아해했다.
완성된 돌탑의 사진보다 돌탑에 돌을 올리는 이 사진에 눈길이 더 오래 머무는 이유는 돌탑에 돌을 얹을 때의 경건함과 손을 뗄 때의 간절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돌을 쌓는 그 마음이 완성된 탑의 아름다움보다 더욱더 값진 것이 아닐까? 탑보다 탑을 향한 저 손길에 더 아름답다는 것을 이 사진은 알려준다. 이제야 아버지께서 그때 탑을 무너뜨리고 다시 쌓으셨던 이유를 조금 알 것 같다.
탑을 쌓는 마음이 탑이라는 것을.
위의 사진들은 단양 청소년 사진 동아리 '단빛' 학생들이 촬영한 사진입니다.
아이들은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자랍니다. 많은 독자분들께서 아래 '단빛'온라인 전시회 사이트에 방문하시어 아이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표현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