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의 아이들이 찍은 사진 한 장 -7-
터널 끝 빛 너머를 보고 싶지만 어둠에 순응하고 있는 우리 눈은 저 빛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보지 못한다. 새하얗게만 보이는 저 빛 너머를 보려면 저기 끝까지 가보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너무 멀다. 이제 곧 출구라 생각했는데 출구는 저 멀리서 좀처럼 다가오지 않는다.
터널 끝에 빛 너머의 세상을 상상한다. 무엇을 보게 되든 처음에는 새하얗게 눈 부실 것이다. 하지만 눈부심이 걷히고 드러나는 세상은 다시 현실이다. 현실 속에서 우리는 저 멀리 빛나는 또 다른 출구를 찾으며 터널의 입구 앞에 다시 서게 된다. 그리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터널의 미궁 속으로 뛰어든다.
어쩌면 우리가 원하는 것은 터널 밖 세상이 아니라 터널이 끝나는 지점에서의 잠깐의 눈부심일지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재훈이에게 이 사진에 대한 가장 중요한 질문을 못했었다.
"재훈아. 저 터널의 출구 밖에는 무엇이 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