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에서 일주일 살기
서산시에서 체류형 관광을 활성하기 위해 시행하는 사업인 '서산에서 일주일 살아보기'에 우리 가족이 선정되었다. 숙박비 및 체험비를 일정 부분 지원해주는 조건으로 서산 여행기를 SNS에 올려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경제적인 이유도 있지만 글쓰기에 나태해진 나와 인플러언서를 꿈꾸는 아내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되어 지원했다.
서산은 8년 전 사진 동아리 선생님들과 출사로 한번 갔었는데 그때 용비지와 해미읍성 그리고 간월암을 여행했었다. 그 기억을 더듬어 가장 인상적이었던 서산의 모습은 해미읍성에서 연을 날리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떠올리며 해미읍성에서 연을 날릴 우리 아가의 모습을 그렸다. 서산 여행이 설레기 시작했다.
서산에 일주일 동안 머물 숙소로는 '서산수 골프 앤 리조트'를 선택했다. 객실 사이즈도 마음에 들었고 골프장 뷰도 마음에 들었다. 아쉬운 점은 서산 최북단에 위치해있어서 5분 거리의 삼길포항 말고는 서산의 주요 관광지가 40분 이상 거리로 모두 멀었다는 점이었다. 골프를 치거나 삼길포항에서 회 떠먹고 약주 한잔하고 들어오기에는 최고의 위치였지만 서산의 동서남북을 다녀야 했던 우리에게는 위치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던 선택지였다.
서산에서 연날리기만큼 기대한 활동은 중리 어촌체험마을에서의 갯벌체험이었다. 체험명은 바지락 캐기였지만 아가는 열심히 작은 꽃게들만 잡았고 우리들 중 아내만이 묵묵히 바지락을 캐며 자신의 적성을 찾은듯했다. 체험이 끝나고 아내는 바지락을 챙겼고 아가는 잡았던 꽃게들을 보내주며 다음에 또 보자고 인사했다. 아가를 챙기느라 갯벌체험이 고되기도 했지만 아가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여길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산에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너무 좋았던 곳이 두 군데 있었다. 그중 하나는 황금산 코끼리 바위였다.
등산 코스라서 아기와 같이 가기 힘들 줄 알면서 간 이유는 숙소와 너무 가깝기 때문이었다. 힘든 등산 끝에 도착한 몽돌해변에서는 물이 차올라 코끼리 바위를 가까이서 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계곡물처럼 맑고 시원한 바다 덕분에 우리는 한참을 여기서 머물렀다. 파도가 칠 때마다 다시 돌아갈 생각도 몽돌처럼 마모되어 갔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너무 좋았던 곳 또 다른 하나는 부춘산 유아숲체험원이었다. 자연휴양림과 숲 체험을 많이 다니면서 숲 속 놀이터도 이곳저곳 많이 경험하게 되었는데 여기는 숲 속 놀이터의 에버랜드 급이라고 평할 수 있을 만큼 규모가 컸고 다양한 기구들이 있었다. 화단에는 서산의 여러 어린이집에서 심어놓은 꽃들이 옹기종기 피어있었는데 이곳이 교육적으로 얼마나 잘 활용되고 있는지도 알 수 있었다. 부춘산 유아 숲 체험원에 대한 아쉬움 점 하나는 찾아가는 길 안내가 부족한 것이었는데 서산에서 자라는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을 굳이 여행객들에게 널리 알려서 내어줄 필요까지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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