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적응을 잘할까?
도시에서 가끔 식물을 키우는데 열심히 물을 주고 햇빛도 잘 드는 장소도 고민해서 놓는데도 금방 죽었다. 그래도 몇몇 식물은 죽지 않고 지금도 살아있다. 지금까지 살아있는 식물들을 2촌에 옮기기로 했다. 실내에만 있던 식물이 밖에서도 잘 자랄 수 있을지는 걱정이 된다. 햇빛을 마음껏 볼 수 있으니 좋을 테지만 그전에 없었던 바람이나 추위, 벌레 공격들을 잘 이겨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2촌 생활을 하면서 자연에 대해 훨씬 더 많이 생각하고 삶에 비중이 높아진다. 마당에 심을 나무, 식물을 고민한다거나 텃밭에 심을 작물들을 어떤 게 좋을지 생각하는 나의 모습은 새롭다. 그전에는 가끔 매장에서 파는 화분을 몇 번 사는 게 다였다. 그마저도 늘 죽어서 뭐가 문제인지 알기 어려워 식물 키우는 건 포기해야 하는 거 아닌지 생각했었다.
몇 달 전에 샀던 히야신스가 꽃을 피우고 씨앗을 남기고 잎들만 남았지만 죽지 않고 햇빛을 향해 머리를 세우면 잘 자랐다. 이제 제법 커져서 2촌 마당에 심기로 했다. 과연 잘 자랄까. 실내에만 있던 식물이 갑자기 야생으로 나오게 되었는데 잘 적응할는지 관심이 간다. 햇빛을 이렇게나 좋아하는 걸 보면 아마도 밖에 나오게 되어서 너무 좋아할 수도 있겠다. 무럭무럭 자라서 여름에 창렬 한 꽃을 피우길 바래본다. 2촌으로 식물을 가져오다가 잎이 좀 다쳤다. 마당에 잘 심긴 했는데 계속 잘 자랄 수 있을지 모르겠다.
4촌에 있던 다른 식물도 마당에 심었다. 이름 모를? 식물인데 꽤 오래 동안 죽지 않고 살았다. 2촌에 잘 적응하길 기대해 본다.
도시 실내에 있던 식물과 같이 나도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살 생각을 해본다. 바람과 추위가 정통으로 맞겠지만 그 야생의 햇빛을 맞으며 또 다른 삶을 살아가볼 생각에 흥분도 된다.
식물과 나, 둘 모두 적응을 잘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