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힐링 공간 완성기
그동안 인테리어에는 그렇게 관심이 있지는 않았다. 그냥 물건이 최대한 적게 밖에 나와 있게 하는 정도만 했다.
시골에 이사 오고 나서는 아무래도 인테리어를 좀 신경 쓰게 된다. 물건 하나하나가 이 집에 분위기와 맞을지 고민하고 구매하고 꾸민다. 그렇게 꾸미고 보면 나름 뿌듯하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계속 무언가 더 어떻게 꾸밀지 고민한다. 이게 궁극적으로는 무엇을 살지를 고민하는 거라 참 재미있다. 사는 것은 왜 그런지 참 즐거운 행동이다. 이게 다 마케팅에 노예가 된 거 아닌가 생각도 들지만. 자급자족하지 않는 이상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공산품을 사는 게 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합리화도 해본다. 지구에는 안 좋으려나.
사실 인테리어라고 딱히 제대로 한다기보다는 기본에 충실한다. 최대한 지저분한 선이나 물건들은 안 보이게 상자 안에 넣는다. 그리고 웬만하면 흰색으로 통일감을 주는 게 좋다. 흰색은 때가 탈 수 있는 단점이 있지만, 어떤 거든 흰색이면 집안 분위기가 밝아 보여도 좋다. 흰색과 나무색은 어느 인테리어에도 어울린다. 이 두 색감만 잘 조합하면 인테리어가 처음인 사람이 해도 어느 정도 이뻐 보인다.
그래서 이번에 시골 가구는 죄다 이케아로 통일했는데 구입할 때 색은 흰색과 나무색 이 두 개만 선택했다. 그렇게 인테리어를 꾸며놓으면 꽤 그럴듯해서 그 공간에 더 있고 싶어 진다.
그리고 오늘의 집 앱을 자주 이용하게 된다. 구경할 거리도 많고 요즘에 웬만한 인테리어 제품들을 오늘의 집에서 구매하면 다른 쇼핑몰보다 더 싸게 구입할 수도 있다. 볼만한 콘텐츠들도 많아 들어가서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시골집 블라인드와 암막 커튼이 필요해 오늘의 집에서 적당한 업체를 찾아서 실제 창문크기에 딱 맞는 커튼과 블라인드를 주문해서 달았다. 아마 밖에서 샀다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했어야 했을 것이다.
그리고, 시골에 인테리어의 끝판왕은 조경이다. 아직 조경을 제대로 하지는 못했다.(아직 살 것이 많다는 희소식?!) 파이어피트 존은 일단 자갈 1톤 트럭을 불러서 바닥을 깔았다. 주변은 인조식물과 조명으로 약간 꾸몄다. 엄청난 조경은 아니지만 밤에 보면 조명 때문인지 은근 뭐 있어 보인다.
지금 나무라곤 옆집과 약간의 프라이버시를 위한 측백나무 몇 그루 심은 게 전부인데, 올봄에는 유실수 나무들을 좀 심어보려고 한다. 일단 물망에 오른 것은 무화과다. 이왕이면 시중에서 구하기 조금 어려운 열매를 맺는 나무를 사서 심어 놓으면 두고두고 유용할 것이다.
그리고 이전 집에 블루베리 나무 하나도 키웠었다. 블루베리 나무는 블루베리가 좋아하는 흙만 갖추면 딱히 한 것도 없는데 열매가 잘 맺힌다. 물론 열매를 따 먹을만할 시기에는 새들을 조심해야 한다. 애지중지 키운 열매를 뺏길 수도 있다. 그래서 열매를 보호하기 위한 망도 구비해 두어야 한다. (참으로 살 것이 많구먼!)
아마도 나무들이 엄청 커지고 열매를 맺기까지는 시간이 좀 많이 걸리겠지만, 자라나는 나무들을 보면 기다림도 배운다.
올봄이 참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