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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 1.5톤, 나의 여름 근육통

한여름 삽질, 세상에서 제일 힘든 운동

by 홍천밴드

파이어피트 존을 만들기 위해 몇 달 전에 원래는 텃밭인 공간에 자갈 1.5톤을 주문해서 깔았다. 자갈을 깔기 전에 제초매트도 깔고 그 위에 자갈을 덮었는데도 올여름에 비가 많이 오고 햇빛도 강해서 그랬는지 그 제초매트, 자갈을 뚫고 잡초가 엄청 자랐다. 아마 자갈을 너무 얇게 깔아서 그런 것 같아 자갈 1.5톤을 추가로 주문했다.


주문한 자갈은 아저씨가 마당 한 곳에 잘 뿌려주고 쿨하게 떠나셨다. 처음 쌓인 자갈 더미를 보면 금방 자갈을 깔 수 있을 양으로 보인다. 하지만 삽질을 단 몇 번만 해도 어깨가 결리고 온몸이 쑤신다. 평소 쓰지 않던 근육을 쓰다 보니 몸이 당황하는 느낌이다. 게다가 요즘 날씨는 얼마나 더운지,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한여름에 삽질이란 정말 고된 일이다.


한 30분 정도 삽질을 하니 더는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음 날 해가 지길 기다려 다시 시작했고, 이틀에 걸쳐 삽질을 했지만 끝나지 않았다. 결국 3일이나 걸려서야 자갈을 다 깔 수 있었다. 그래도 전보다 한결 두껍게 깔린 자갈을 보니 아주 뿌듯하다.


잡초의 생명력은 참으로 대단해 이렇게 자갈을 더 두텁게 깔았는데도 잡초가 자라날지 모르겠다. 흙이 아주 얇게 있는 곳에도 어김없이 잡초가 뿌리를 내리고 엄청난 생명력을 자랑한다. 어떻게 그렇게 척박한 곳에서도 잘 자라는지 징그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참 대단하다.


아무리 막아도 다시 자라나는 그 생명력, 어쩌면 나도 그렇게 살아야 하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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