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과 파도, 그리고 푸른 바다
오늘은 라스페치아에서 페리를 타고 40분 정도 떨어져 있는 포르토베네레에 가기로 했다. 이곳은 친퀘테레 지역은 아니지만 작은 항구 지역으로 유명한 곳이다. 라스페치아에서 페리 왕복에 15유로 정도로 많이 비싸지는 않다. 페리로 이동하는 것도 또 다른 풍경과 경험을 주니 이번에 이용하기로 했다. 페리 타는 곳을 조금 헤매긴 했지만 페리 시간보다 많이 일찍 그 근처로 가서 다행히 여유 있게 탈 수 있었다. 날씨는 너무 좋아 햇빛이 정말 강했지만 바다임에도 습한 느낌은 전혀 없었다. 페리에서 시원한 바다와 마을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포르토베네레에 도착해서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포카치아로 유명한 곳에 가서 이것저것 맛있어 보이는 것을 테이크아웃해서 먹었다. 포카치아가 빵이 두꺼워서 빵이 맛있어야 맛있는데 여기 포카치아는 빵이 맛있어서 주문했던 게 모두 맛있었다. 그러곤 길을 따라가다 보면 항구 언덕 쪽에 있는 산 피에트로 교회가 보인다. 유럽은 정말 어딜 가던지 교회가 있는데 이런 곳에도 교회가 있을지는 몰랐다. 교회를 보고 나와서 바이런 경의 동굴이라는 곳을 갔다. 영국의 바이런 시인이 이곳에 살면서 자주 왔었고 동굴 앞에서 시를 썼다고 해서 그런 이름을 가졌다고 한다. 그곳에는 벌써 바다에서 수영을 하거나 일광욕을 하는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푸른 바다에서 수영을 하면 정말 자유를 느낄 것 같았다.
돌아가는 페리시간이 좀 많이 남아 오늘은 바다 항구가 잘 보이는 카페에서 에스프레소 마키아토 한잔을 마셨다. 마키아토는 에스프레소에 우유거품을 아주 적게 넣은 것을 말한다. 에스프레소는 너무 쓴데 이렇게 우유를 아주 적게 넣게 되면 조금 부드러워지는데 에스프레소의 진한 맛은 그대로 전해줘서 약간은 부드러운 커피를 마시고 싶을 때 괜찮다.
포르토 베네레는 볼거리가 많거나 할 것이 많은 곳은 아니고 그냥 바다를 바라보고 즐기고 쉬는 그런 곳이다. 시간 맞춰 다시 라스페치아로 돌아갔다.
이곳에 무조건 와야 하는 필수 관광지는 아니지만, 바다를 원 없이 볼 수 있고 제대로 휴양을 하려는 사람은 한 번쯤은 와볼 만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