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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에 K.O, 하루 휴식 선언

라스페치아를 떠나 피렌체로 가는 길

by 홍천밴드

오늘은 피렌체로 이동하는 날이다. 라스페치아에서 피렌체로 기차를 타면 한 3시간 정도 걸린다. 오늘 타려는 기차는 좌석이 예약이 안 되는 가장 후진? 기차다. 환승하지 않으려면 이 기차 밖에 없었다. 이럴 때는 한국인의 민첩함이 필요하다. 좌석에 선착순으로 앉기 때문에 재빨리 움직여서 자리는 물론 트렁크 놓을 자리를 확보해야 한다.


플랫폼에 기차가 들어오면 한국사람만 그런 건 아니고 기차를 타려는 모든 사람이 긴장되어 있다. 내리는 사람들이 다 내리지도 않는데 마구 들어간다. 아니 이런 한국 사람보다 더한 사람도 많다. 조금 늦었지만 그래도 빨리 기차 안으로 들어갔다. 생각보다는 자리가 있는 편이었고 재빠르게 끝 쪽 자리를 선점해 트렁크를 좌석 옆에 놓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 기차의 단점은 화장실이 최악이었다. 아예 물이 안 내려가는 화장실에 태반이었다. 겨우 겨우 어떻게 해결은 했는데 앉은 좌석 바로 뒤가 화장실인데 역한 냄새가 올라왔다. 그때부터 몸이 좀 이상하더니 눈 하고 머리가 아팠다. 몸도 뭔가 얻어맞은 것처럼 이상했다.


겨우 피렌체 숙소로 도착했는데 원래 계획은 피렌체 관광지를 둘러볼 생각이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은 그냥 숙소에서 쉬기로 했다.


기차 이동이 별거 아니긴 하지만, 생각보다 체력 소모가 많다. 가만히 자리에 있는 게 쉽지 않고 기차 소음도 한몫한다. 잘 쉬어가는 것도 여행의 일부다. 오늘을 잘 추스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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