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선택의 결과
원래는 7월 초에 파리에서 한국행 비행기 표를 예약한 상태인데, 6월 초에 돌아오는 것으로 비행기표를 바꿨다. 여행기간이 3달에서 2달로 줄이는 결정을 했다.
여행을 줄이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몸이 안 좋아져서이다. 지금 몸이 거의 다 회복한 상태이긴 하지만 그래도 백 퍼센트는 아니다. 물론 몸은 조금 시간이 지나면 완전히 괜찮아질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이동하는 게 힘들어서이다. 거의 4일마다 한 번씩 도시 이동을 했는데, 사실 여행 할 때는 무리하지 않았고 보고 싶은 것만 심플하게 관광하고 숙소로 돌아와 쉬는 시간이 더 많았다. 하지만 이게 주기적으로 도시를 이동을 하는 게 계속 몸을 긴장하게 만든다. 처음에는 새로운 것을 보게 되니까 너무 즐겁기만 하다가 이게 장기가 되면서 계속 새로운 상황에 놓이게 되어 피곤이 쌓이게 된다. 그래서 아예 도시 하나를 정해서 한 달 살기를 할까도 생각했는데 그것도 단순히 일정을 채우는 것일 뿐 지금 하는 건 의미가 없어 그냥 돌아가기로 했다.
세 번째 이유는 너무 많은 새로운 정보가 이제는 과부하가 왔다. 계속 새로운 곳에 정보가 뇌로 들어오니 계속되는 자극에 뇌가 이제는 새로운 정보가 보여도 딱히 큰 반응을 하지 않는다. 특히 유적이나 성, 성당 같은 거는 이제는 웬만한 것 가지고는 딱히 감흥이 없어진다.
네 번째 이유는 한국이 그립다. 두 달 만에 한국이 그리워 질지는 몰랐다. 특히 한국 음식이 그립다. 숙소에서 음식을 해 먹긴 하지만 재료가 한정적이라 한식은 잘해 먹지 못했다. 외식도 다 현지인 식당에 갔었던 터라 한국음식이 그립다. 여기도 다양한 음식들이 있는데 내가 잘 모르는 거일 수도 있지만 피자, 파스타의 내용물에 따라 종류가 많은 거지, 음식 자체의 종류는 적어 보인다. 음식 종류가 한식이 더 많은 것 같다. 비빔밥, 불고기, 제육, 육개장, 치킨, 삼겹살, 갈비찜, 떡볶이, 김밥, 라면... 한번 먹고 싶은 것을 나열해 봤다.
여러 이유들을 정리했는데, 결국 여행도 체력이 문제다. 기간이 길어지면서 체력이 떨어져서 조금 일찍 여행을 잠시 멈추기로 한 것이다. 아쉽지만 좀 더 몸을 추스르고 다음번에 다시 여행을 떠나도 되고 특별히 문제 될 것은 없다. 모든 것이 선택이었고 그 선택을 조금 단축신킨 것을 선택했을 뿐이다.
그래도 아직 남은 여행이 있으니 체력을 비축해서 남은 여행은 더 알차게 보내야겠다.